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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두언, 전날까지 방송 함께한 정청래 "정신차릴 수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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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 [뉴스1]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 [뉴스1]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사망한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을 애도했다.

두 사람은 MBN '판도라'를 비롯한 다수의 시사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며 국내 정치 현안 등에 대해 토론했다. 15일에도 MBC 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함께 출연해 일본과의 외교 관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청래 전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애통하다. 정두언 형님의 비보를 접하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자택에서 현실을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까. 어제 방송할 때도 전혀 몰랐는데. 세상에 어쩌면 이런 일이"라는 글을 남겼다.

MBN '판도라'에 함께 출연했던 정청래 전 의원과 고 정두언 전 의원. [MBN 캡처]

MBN '판도라'에 함께 출연했던 정청래 전 의원과 고 정두언 전 의원. [MBN 캡처]

고인의 비보를 접한 정청래 전 의원은 16일 오후 5시 30분쯤 정 전 의원의 자택에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청래 전 의원은 7시 40분쯤 경찰과 함께 주차장으로 내려왔으며,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한편 정두언 전 의원은 16일 홍은동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의 부인은 15일 오후 3시 25분쯤 집에서 유서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한 시간 뒤인 오후 4시 25분쯤 경찰이 숨진 정 전 의원을 발견했다. 정 전 의원은 두 시간 전 운전기사가 몰던 차량에서 내린 뒤 산 쪽으로 걸어 올라갔다고 한다. 경찰은 정 전 의원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고인이 우울증을 앓았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우울증은) 정치를 하며 숙명처럼 지니는 것"이라며 "상태가 상당히 호전돼 식당도 하고 방송도 활발히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인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198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무총리실에서 주로 근무했다. 서울 서대문을 지역에서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로나 그는 '비운의 책사'로도 알려져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핵심 참모였으나 권력의 정점에 있던 시기는 짧았다. 2016년 총선에 낙선한 고인은 지난해 12월24일 서울 마포구에 일식집을 개업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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