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극단선택 동반자 구함’ 트윗 급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ㄷㅂㅈㅅ 확실하신 분 여자끼리 같이 가요.” “ㄷㅂㅈㅅ 구해요. 서울입니다. 디엠(다이렉트 메시지)주세요.”

생명 그 소중함을 위하여 (26) #정부, 온라인 글 2155건 적발 #작년보다 47%↑, 대부분 트위터 #극단선택 글 유포 최고 징역 2년

15일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에서 동반자살을 뜻하는 ‘ㄷㅂㅈㅅ’란 문구를 치자 이런 트윗들이 검색됐다. #자살약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아이디가 남겨진 글을 찾을 수 있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3일부터 2주간 경찰청, 중앙자살예방센터 등과 ‘국민 참여 자살유발정보 클리닝 활동’을 통해 인터넷에서 떠도는 자살유발정보를 적발한 결과 모두 1만6966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1212건꼴이다.

자살동반자를 모집하는 게시물은 2155건으로 지난해(1462건)와 비교해 47.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88.5%)는 SNS인 트위터를 통해 유통됐다. 지난해 3월 우울증을 겪으며 신변을 비관하던 A씨는 트위터를 통해 자살동반자 B씨를 만나 자살을 시도했다. B씨는 이날 결국 가스 중독으로 사망했고, A씨는 119에 의해 응급 후송돼 목숨을 건졌다. 지난 14일 제주도 펜션에서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진 사건도 SNS가 연결고리가 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적발된 자살유발정보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자살 관련 사진과 동영상이 8902건(52.5%)으로 가장 많았다. 자살을 희화화하거나 감정을 드러내는 등의 기타 자살유발 정보(19.4%), 자살 동반자 모집(12.7%), 독극물 등 자살 물품 판매(8.4%), 자살 실행 및 유도 문서·사진·동영상(4.9%) 등도 적발됐다.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 경우도 2.2%였다.

한 인터넷 사용자는 ‘질소가스, 헬륨가스를 통한 안락사, 자살방법’이란 글을 그림과 함께 올렸다. 글에선 “호흡 후 3초 이내에 고통없이 무의식 세계로 빠지고, 5분 내로 사망한다”며 “철저히 준비할 경우 실패 확률이 낮고, 고통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썼다. 손바닥이 피로 덮인 사진이나 날카로운 것으로 신체에 상해를 입혀 상처 부분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사진 등도 있었다.

SNS는 이런 정보의 온상이었다. 10건 중 7건(75.8%)이 SNS를 통해 퍼졌다. SNS 중에서도 트위터(70.5%)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인스타그램(22.8%), 기타 SNS(6.5%) 등의 순이다. 장영진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트윗 글은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되기 때문에 자살유발정보의 확산 통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NS 자살유발정보를 완전히 차단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트위터처럼 외국기업의 경우 협조가 필수적이다. 인스타그램은 2년 전 영국의 14세 소녀 몰리 러셀의 자살 사건이 발단이 돼 지난 2월 자살이나 자해 관련 내용을 보여주는 사진을 퇴출시키기로 했다. 장 과장은 “자살 관련 해시태그에 대해 법 개정 내용을 알려준다든지 상담할 전화번호를 안내해주는 식의 업체 자정 노력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적발된 자살유발정보 가운데 5244건(30.9%)을 제거했고, 나머지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를 요청했다. 16일부터 개정된 자살예방법이 시행돼 자살유발정보를 함부로 올렸다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타인의 자살을 유도할 목적이 분명한 경우다. 그동안엔 이런 게시물은 단순 유해정보로 규정돼 강제로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중앙일보·안실련·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공동기획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