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스타플레이어들의 특훈현장 탐방|프로복싱 장정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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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짱구」의 주먹이 운다. 그뿐인가 가슴속은 지글거리는 태양보다 더 끓고있다.
주먹하나로 입신, WBC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에 올라 15차방어전을 성공함으로써 국내 복싱사상 최다방어기록이자 동급 세계최다방어기록을 보유한 챔프 장정구 (26· 익수제약)의 복싱인생 14년이 올여름 이 한더위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달려있다.
오는 27일 고향인 부산사직체육관에서 벌일 WBC플라이급 9위 알만도벨라스코 (멕시코) 와의 재기전, 그 한판의 승부가 제2의 복싱인생을 여는 첫관문이 되고있기 때문이다.
부산 아미국교를 졸업한게 학력의 전부인 17세의 가출소년 장정구는 글러브를 끼고 샌드백을 두들긴지 8년만인 83년 파나마의 힐라리오 사파타를 뉘고 금빛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더이상 오를 곳이 없는 정상을 지키기 위해 뼈를 깍는 듯한 훈련과 감량의 고통을 이겨내기를 만5년, 장은 마침내 지난해 11월타이틀을 반납하고 은퇴를 선언했었다.
그러나 야생마는 초원을 떠나 살수없듯 장은 재기를 결심, 지난 4월부터 서울광장동 한강호텔에 캠프를 차리고 다시 형극의 기나긴 강훈을 벌이고 있다.
12km의 로드웍·셰도 8라운드· 스파링 6라운드·미트 5라운드·샌드백 2라운드·줄넘기1천번등 엄청난 양의 훈련을 하루도 거름없이 해내면서 타는 가슴을 삭이고 있다.
장의 새로운 파트너 진충수 (38) 트레이너는 『장이 마치 자신에게 화풀이라도 하듯 하고싶은 만큼의 운동량을 모두 해치우고야 만다』고 설명한다.
빠른 손, 그리고 빠른 발놀림을 가져 타고난 변칙공격의 명수인 장정구가 예전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수 있을지 장정구 본인도, 그리고 팬들도 2주일후의 재기전에서 그 대답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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