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물가, 좋은 시절 끝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이성태(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물가는 이제 좋은 시절이 끝나고 어려운 시절만 남았다"며 물가 상승 압력에 대비한 콜금리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열린우리당이 경기 부양을 위해 콜금리 인상에 반대하고 있는 데 대해 반박하고 나선 셈이다. 이 총재는 특히 "콜금리는 금통위원들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금융연구원 주최 금융경영인 초청 조찬 간담회에서 "'중국 효과'에 의한 저물가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물가 상승률이 3%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인플레 상쇄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미국 달러화 약세 역시 (물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7일 이 총재는 북한 미사일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콜금리를 당분간 현 수준(4.25%)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 총재는 "대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를 하지 않는 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큰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내년 상반기까지 위험 요소는 있지만 연율 4%의 성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재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