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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아내 폭행한 남편의 변 "다른 남자들도 다 그렇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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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신 아내를 폭행한 남편이 8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아내를 폭행하는 모습. [연합뉴스·뉴스1]

베트남 출신 아내를 폭행한 남편이 8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아내를 폭행하는 모습. [연합뉴스·뉴스1]

“(아내와) 언어가 다르니까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하니까 그것 때문에 감정이 쌓이고 한 건 있는데, 다른 남자들도 마찬가지일 거 같은데…. 복지회사(기관)에서 그런 것 좀 신경 써 줬으면 좋겠습니다.”

두 살배기 아들이 보는 앞에서 베트남 출신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혐의(특수상해·아동학대)를 받는 남편 A(36)씨가 지난 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한 말이다.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진 JTBC 방송 캡처]

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9일 YTN에 출연해 “남편 입장이 상당 부분 흥미롭다. 검거돼 수사를 받으면서 체포될 때 ‘다른 남자들도 그럴 거다’라는 말을 했다”며 “본인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 안 하고 있다. 증거물이 없(었)다면 경찰이 출동했어도 아마 ‘다른 남자들처럼 내가 별달리 심하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혐의를 부인하면 구속하기 매우 어렵다”며 “대부분 가정 폭력이 (이번에 공개된) 영상처럼 아주 참혹하다. 그런데 대부분 구속조차 안 되니 피해 여성들이 신고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어차피 신고해봤자 가정에 그대로 남아서 보복 폭행을 하는 게 너무 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8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A씨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9시부터 3시간여 동안 전남 영암군 자신의 집에서 베트남 출신 아내 B(30)씨를 주먹과 발, 소주병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행 현장에는 두 살배기 아들이 있었지만 A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내를 폭행한 만큼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적용됐다.

대불국가산업단지에서 일용직 용접공으로 일하는 A씨는 상습적으로 아내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번 폭행으로 갈비뼈 등이 골절돼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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