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60년 역사 스위스 하이엔드 워치가 한국 석탑 속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지난 6월 13일 홍콩에서 열린 '바쉐론 콘스탄틴'의 '많지 않은 것 중의 하나(one of not many)' 캠페인 이벤트 현장. 3명의 아티스트가 협업 전시를 연 가운데, 한국의 양태오 디자이너가 석탑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지난 6월 13일 홍콩에서 열린 '바쉐론 콘스탄틴'의 '많지 않은 것 중의 하나(one of not many)' 캠페인 이벤트 현장. 3명의 아티스트가 협업 전시를 연 가운데, 한국의 양태오 디자이너가 석탑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우리 주변에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을 때 석탑이 떠올랐어요.”

지난 6월 13일 홍콩에서 열린 스위스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 이벤트 현장에 한국의 석탑이 등장했다. 변치 않는 시간의 가치와 의미를 석탑으로 표현한 양태오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264년 전통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제조사 바쉐론 콘스탄틴은 지난해부터 ‘많지 않은 것 중의 하나(one of not many)’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한 해에만 전 세계서 십 억개 이상의 시계가 만들어지지만, 이 중 단 50만개 정도만이 스위스 파인 워치메이킹(명품 시계 제조)의 산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이를 알리기 위해 창의성과 혁신을 주제로 작업하는 젊은 예술가들과 협업해 다양한 이벤트를 펼쳐왔다.

여행의 정신을 담은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컬렉션을 표현하고자 홍콩의 일상 풍경에서도 탐험과 발견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은 케빈 막의 작품.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여행의 정신을 담은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컬렉션을 표현하고자 홍콩의 일상 풍경에서도 탐험과 발견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은 케빈 막의 작품.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홍콩에서 열린 이번 이벤트에서도 동북아시아 3명의 젊은 아티스트가 함께했다. 홍콩의 건축가이자 사진작가인 케빈 막(Kevin Mak),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양태오(Teo Yang), 대만 출신의 뮤직&비주얼 아티스트 옌 포-춘(Yen Po-Chun)이다.

현대적인 스타일의 피프티 식스 컬렉션을 표현하기 위해 대만의 음악과 템포를 재해석한 멀티미디어 작품을 선보인 옌 포-춘.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현대적인 스타일의 피프티 식스 컬렉션을 표현하기 위해 대만의 음악과 템포를 재해석한 멀티미디어 작품을 선보인 옌 포-춘.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양태오 디자이너는 홍콩 페더 빌딩 안 전시장에 석탑 두 기와 한 개의 석등을 만들어 전시하고 석탑의 몸체인 탑신부 안쪽에 바쉐론 콘스탄틴의 시계, 패트리모니 컬렉션을 놓았다. 패트리모니 컬렉션은 완벽한 원형의 케이스, 간결한 선으로 표현된 숫자 인덱스 등 미니멀리즘의 정수로 꼽히는 제품이다. 단순미와 비례미, 수직적 직선의 형태로 구현되는 석탑과 잘 어울리는 이유다. 양태오 디자이너는 “시간을 뛰어넘어 처음 그대로의 원형을 유지하는 석탑에서 무한한 시간의 의미, 변치 않는 가치를 봤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양태오 디자이너는 "무수히 많은 석탑이 만들어진 한국은 석탑의 나라"라며 "세계에 시간을 상징하는 한국의 오브제를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양태오 디자이너는 "무수히 많은 석탑이 만들어진 한국은 석탑의 나라"라며 "세계에 시간을 상징하는 한국의 오브제를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양태오는 한국적인 것을 디자인에 녹여내는 것을 화두로 삼은 디자이너다. 그런 그가 시간을 주제로 한 작업에서 석탑을 떠올린 것은 자연스럽다. 그렇지만 사찰에 놓인 석탑 그대로를 재현한 것은 아니다. 4세기 무렵 삼국 시대부터 있었던 석탑은 고려를 거쳐 조선 시대로 오면서 한층 단순한 디자인을 띄게 된다. 양 디자이너는 조선 시대 석탑처럼 장식을 줄이고 전체 비율을 조금 더 세로로 길게 해 모던함을 더했다. 오랜 시간과 역사의 상징물이지만 디지털 기술인 3D 프린터를 활용해 구현해 낸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투명 플라스틱(레진)을 3D 프린트로 출력해 만들었다. 덕분에 조명을 받으면 빛이 투과돼 반투명하게 빛난다. 양 디자이너의 석탑이 현대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두 개의 심장을 가진 '바쉐론 콘스탄틴' 트래디셔널 트윈 비스 퍼페추얼 캘린더.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는 이중 진동수 시스템을 탑재했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두 개의 심장을 가진 '바쉐론 콘스탄틴' 트래디셔널 트윈 비스 퍼페추얼 캘린더.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는 이중 진동수 시스템을 탑재했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한편, 이날 이벤트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트래디셔널 트윈 비트 퍼페추얼 캘린더’가 공개됐다. 올해 1월에 열린 2019 스위스국제시계박람회(SIHH)에서 주목받았던 이 제품은 높은 진동수의 액티브 모드와 낮은 진동수의 스탠바이 모드를 전환해 무려 65일까지 파워 리저브(손목에서 풀어도 시계가 멈추지 않는 시간)를 늘린 혁신적인 제품이다. 65일의 긴 파워리저브 기능을 갖췄지만, 두께는 12.3㎜에 불과하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