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석방 막후 교섭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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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베이루트·예루살렘 AP·AFP=연합】미 해병 중령 히긴스의 피살로 야기된 중동의 인질 위기는 사태 발생 10일째인 7일 현재 위기 해소를 위한 뚜렷한 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으나 유엔을 비롯, 미국과 이스라엘·이란·알제리·시리아 등 당사국과 중재자들의 활발한 막후 접촉으로 인질 석방의 목표에 점차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백악관은 이날 인질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 사태 진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위기를 종식시킬 전망이 밝아졌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라빈 이스라엘 국방상은 인질 석방을 위해 레바논의 시아파 과격 단체 헤즈볼라와의 접촉 용의를 표명하고 헤즈볼라 측에 국제 적십자사 등 공식 통로를 통한 인질 교환을 제의했다.
이와 함께 인질 석방을 위해 레바논을 방문한 굴딩 유엔 사무차장은 이날 헤즈볼라 지도자와의 회담을 끝으로 중동 방문을 마무리 지은 후 인질 위기를 해결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나 결국 잘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낙관적인 해결 전망을 피력했다.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제3국 등을 통해 이란과 많은 교류를 갖는 등 활발한 막후 외교 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은 이란 외에 시리아·알제리 및 이스라엘 등과 접촉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네탄야후 이스라엘 외무 차관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협상을 준비중이라고 밝히면서 현재 협상을 위한 준비 단계에 있으며 협상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련 외무성의 페르팔리예프 대변인도 소련은 미·시리아와 팔레스타인 해방 기구 (PLO)와 인질 사태 해결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질 위기 해소를 위해 중재에 나선 알제리는 이날 레바논 주재 대사 가시아파 회교지도자들과 접촉을 갖는 등 중재 활동을 재개했으며 시리아도 헤즈볼라의 요청으로 중재 활동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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