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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1000년 만에 분화 징후…남북 공동연구 절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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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20일 백두산 장군봉에서 바라본 천지.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9월 20일 백두산 장군봉에서 바라본 천지.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백두산 천지에서 관측되는 화산분화 징후에 대비해 남북의 공동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자원연)은 26일 백두산 화산연구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관·학 콘퍼런스를 열고 백두산이 언제, 어떤 규모로 분화할지에 대한 예측 결과를 공유하고 남북 간 연구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질자원연에 따르면 백두산은 지하에 거대한 마그마를 보유한 활화산이다. 946년 천지에서는 이른바 밀레니엄 대분화가 일어났다. 학계에서는 밀레니엄 대분화를 과거 1만 년 이래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로 보고 있다. 당시 남한 전체를 1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분출물이 쏟아졌다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이후 1000여년이 지나 2000년대에 들어서며 이런 화산분화 움직임이 잇따라 관측되고 있다. 그 징후로 화산지진, 가스, 지각변형 등이 엿보인다. 2002∼2005년 사이 천지 근방에서는 화산지진이 3000여 회 이상 일어나거나, 천지 인근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발견됐다.

이런 연구 내용은 지난 4월 국회 토론회에서 자세히 소개됐다.

지난달에는 영국에서 열린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에 김혁 북한 지진청 분과장이 참석해 "백두산 땅속 민감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도 손영관 경상대 교수, 윤성효 부산대 교수, 이현우 서울대 교수, 이윤수 포항공대 교수 등이 백두산 화산분화와 관련한 그간의 연구 데이터를 소개했다. 아울러 정현기 지질자원연 책임연구원 등은 "백두산 학술답사를 위해 남북이 공동연구해야 한다"며 "다양한 탐사 계측 분석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통일부·외교부 관계자가 자리해 실무적으로 챙겨야 할 사안들에 대해 비공개 토의를 진행했다.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콘퍼런스를 주최한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백두산 화산 재해에 대한 과학적 접근 필요성을 확산하고 인도주의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남과 북의 과학기술 협력 연구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국회와 정부 차원에서 지원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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