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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생 77명, 제주 쇠소깍에서 쓰레기 줍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24일 오전 제주도 쇠소깍. 쓰레기 봉투를 든 젊은이 77명이 나타났다. 이어 쓰레기 대청소가 벌어졌다. 제주 바람을 타고 웃음 소리가 퍼졌다. 중국어가 들려왔다.

"한국의 환경 보호 노력은 배울 만합니다. 아파트 분리수거하는 걸 보고 감동했습니다. 거리 어디를 가나 깨끗하고, 어느 산에 가도 계곡물이 맑아 놀랐습니다. 제주도는 그중에서도 으뜸인 것 같아요. 환경보호에 대한 제주도의 노력이 정말로 인상 깊었습니다. 중국으로 돌아가면 꼭 한국의 환경보호 노력을 전할 생각입니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리스(李思)의 말이다.

환경정화 봉사활동하고 있는 중국인 대학원생.

환경정화 봉사활동하고 있는 중국인 대학원생.

국내 26개 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중국인 대학원생 77명이 6월 21일부터 '제주 스터디 투어'를 진행했다. 학술 포럼, 토론회, 전문가 특강, 기업 방문, 문화 탐방 등으로 진행됐다.

이번 스터디 투어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이시형)과 성균중국연구소(소장 이희옥)가 주최한  “2019 재한 중국인 대학원생 100인 포럼”의 일환. 중국인 유학생 커뮤니티에서 여론 주도층 역할을 하고 있는 석,박사 과정생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올바른 이해 및 우호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제주 스터디 투어 참가한 중국인 대학원생.

제주 스터디 투어 참가한 중국인 대학원생.

2박 3일 동안 제주 4.3 평화공원, 제주홍보대사 특강, 제주 환경정화 봉사활동, 서복 전시관 등으로 구성된 알찬 일정을 소화했다.

제주 4.3 평화공원 찾은 중국인 대학원생.

제주 4.3 평화공원 찾은 중국인 대학원생.

참가자들은 제주 4.3평화공원을 관람하면서 제주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박사과정생 장보(姜博)는 "한국 역사를 전공하고 있지만 제주도의 이러한 슬픈 역사에 대해 알지 못했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김성은 제주국제관계대사에게 질문하고 있는 중국인 대학원생.

김성은 제주국제관계대사에게 질문하고 있는 중국인 대학원생.

김성은 제주 국제관계대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역사와 문화, 경제"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김 대사는 "우리가 관광지로만 알고 있는 제주도는 사실 IT 창업의 요람"이라며 "4차 산업혁명 분야 다양한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제주시 당국의 지원도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주가 추진하고 있는 환경과 IT를 결합한 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중국  젊은이들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제주 스터디 투어가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한국의 현실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라는 반응이었다. 고려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있는 다이린젠(戴琳剑)은  "한국에 유학하면서 공부도 공부지만, 한국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갈증을 많이 느꼈다"며 "재한 중국인 대학원생 100인 포럼은 한국 이해의 새로운 채널이 됐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한국의 사회,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키우기 위해 전문가 특강과 문화 탐방을 이어갈 계획이다.
차이나랩 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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