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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아닌 물 위 달리는 썰매개…빙하의 땅 '그린란드'서 무슨 일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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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얼음물 속을 달리는 썰매개. [스테판 올센 트위터=연합뉴스]

그린란드 얼음물 속을 달리는 썰매개. [스테판 올센 트위터=연합뉴스]

하얀 눈과 얼음을 달리는 썰매개들이 푸른 물 속에서 썰매를 끄는 사진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발목까지 높이의 물 위를 달리는 썰매개 사진 한장을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 사진이 빙하로 뒤덮인 그린란드에서 촬영된 것으로 기온 상승의 심각성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진은 덴마크기상연구소(DMI)의 기후학자 스테펜 올센이 지난 13일 잉글필드 브레드닝 피오르에서 찍은 것이다. 올센은 기상 관측 장비 등 회수를 위해 썰매를 타고 길을 나섰다가 뜻밖의 광경을 목격했다며 "이 사진은 그 어떤 과학적 사실보다 의미하는 바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그린란드에서 초여름인 6월에 얼음이 녹는 현상은 이례적인 일이다. 빙하의 땅으로 알려진 그린란드는 최근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오고 있다. 그린란드 까낙공항 근처의 DMI 기후관측소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기온은 지난 12일에는 17.3℃, 13일에는 15℃까지 올랐다. 이 같은 따뜻한 기후가 그린란드의 빙하와 얼음층, 바다 얼음(海氷)까지 녹이고 있다는 게 기후학자들의 설명이다.

올센의 동료이자 기후학자인 루트 모트람도 "지난주 남쪽에서 올라온 따뜻한 공기로 그린란드는 물론, 북극의 많은 지역이 따뜻해지기 시작한 것을 목격했다"고 우려했다.

모트람은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는 현상이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어렵다면서도 "모의실험 결과, 그린란드 주변 바닷물이 어는 기간이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고, 그 속도와 양은 기온이 얼마나 많이 오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CNN은 지난 13일 그린란드의 기온이 예년보다 많이 오르면서 40% 이상의 얼음층에서 얼음이 녹는 현상이 발생했으며, 이에 따른 얼음 손실량이 20억t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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