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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8일 올랜도서 '어게인 2020' 대규모 재선 출정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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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8일 플로리다 마이애미 유세에서 부인 멜라니아를 대동했다. 18일 올랜도에서 대선 출정식에도 멜라니아와 장남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장녀 이방카 등 가족이 총출동할 것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8일 플로리다 마이애미 유세에서 부인 멜라니아를 대동했다. 18일 올랜도에서 대선 출정식에도 멜라니아와 장남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장녀 이방카 등 가족이 총출동할 것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AFP=연합뉴스]

“우리가 화요일(18일) 올랜도에서 출마선언을 하는 데 2만 2000석의 좌석에 10만 6000명이 신청했다.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은 군중 100명도 모으지 못할 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예정된 2020년 대선 출정식에 참여 열기가 높다며 과시하며 14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18일 오후 8시(한국시간 19일 오전 9시)부터 열리는 트럼프의 “어게인 2020” 올랜도 출정식에는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뿐 아니라,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장녀 이방카, 차녀 티파니까지 성인 자녀들도 총출동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 전했다.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의 출마선언으로 2020년 11월 3일 본선까지 504일간의 대선전이 사실상 개막된다.

현직 대통령 '조용한 재선 도전' 관례 깬다 

수만 명 군중을 동원한 트럼프의 재선 출정식은 현직 대통령의 ‘조용한 선거’ 캠페인의 전통을 깨는 이례적인 방식이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3년 5월 연방선거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하며 출마선언을 대신했다. 경선 동안에는 유세를 전혀 하지 않고 이듬해 3월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의 과반을 확보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대선 한 해 전 2011년 4월 백악관에서 비디오 영상을 통해 출마선언을 했지만, 공개 유세는 대선 본선에 시작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라크전을 지휘하거나 오사마 빈 라덴 사살, 허리케인 피해 복구 등을 지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2만 2000석에 10만 6000명 신청" 과시 #부시·오바마와 달리 직접 군중유세 나서 #현직 조기 대선전 이유 낮은 지지율 때문 #폭스 "바이든·샌더스 등 민주 5명에 뒤져"

트럼프는 반면 2016년 11월 8일 당선되자마자 곧바로 재선을 위한 군중 유세를 시작했다. 그해 12월에만 9번의 당선사례 유세를 했다. 2017년 1월 20일 취임식 당일 연방선거위원회에 재선 캠페인을 신고한 뒤 같은 해 2월 18일 올랜도 유세를 시작으로 10번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대중 유세를 했다. 2018년 46차례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했고, 이번 출정식에 앞서서는 텍사스ㆍ미시간ㆍ위스콘신주 등에서 이미 5번의 유세를 했다. 더글러스 브링클리 라이스 대학 교수는 “부시나 오바마는 트럼프처럼 선거운동을 즐기지 않았다”며 “트럼프는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스스로를 대중운동의 지도자로 여긴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및 대선이 진행됐던) 2016년 때와 다른 점은 백악관과 전국 50개 주와 연결된 공화당 전국위(RNC)를 포함해 거대 조직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주자 첫 TV토론지서 맞불 출정식

트럼프 대통령은 출정식 장소 선정부터 민주당 견제에 신경을 썼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피트 부티제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시장을 포함해 24명이 나선 민주당이 첫 TV 경선 토론을 26~2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하기로 정하자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대선 출마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538명 미 대선 선거인단 가운데 29명이 걸린 플로리다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1.2%포인트 차로 신승한 대선 승부처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1대1 여론조사 지는 데 재선 가능성은 높아

현직 대통령이지만 재선 캠페인을 일찍 시작한 또 다른 이유는 트럼프의 낮은 지지율 때문이다. 여론조사 분석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트럼프 직무수행 지지도는 취임 이래 한차례도 50%를 넘지 못하고 40~45% 사이를 맴돌고 있다. 폭스뉴스가 1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과 49%대 39%, 샌더스와는 49%대 40%로 뒤지는 등 민주당 대선주자 5명에게 1대 1 대결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런 상원의원과는 43%대 41%,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 42%대 41%, 부티제지 시장 41%대 40%로 모두 오차범위 내였다. 1대1 대결에선 밀리는 데 당선 가능성을 묻는 별도의 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더 높게 나왔다. 지난 4일 공개된 CNN조사에선 미 국민 54%가 "트럼프가 재선할 것"이라며 당선 가능성은 높게 나왔다. 지난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거의 모든 여론조사기관의 예측을 뒤엎고 대선에서 승리했던 전례가 있다. 트럼프에 관한 한 진다는 여론조사는 확신해선 곤란하다는 당시의 경험이 당선 가능성을 묻는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스캔들이냐 경제 성과냐 선택에 달려 

스테판 슈미트 아이오와주립대 교수(정치학)는 중앙일보에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은 현직 대통령의 러시아 대선개입과 사법방해 의혹, 가족의 사익추구 논란 등 각종 문제가 재선을 막을 것인가, 반대로 건강한 미국 경제가 트럼프 약점을 압도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말했다. 즉 2020년 대선은 트럼프 자신의 스캔들과 경제 성과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슈미트 교수는 "민주당으로선 민주당 지지자뿐 아니라 무당파 유권자까지 결집할 수 있는 후보를 지명하느냐, 건강보험과 이민문제 대안을 내놓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민주당은 마이애미를 시작으로 올해 6번, 내년 상반기 6번의 12차례 경선 TV 토론으로 경선 대결을 시작한다. 내년 2월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투표)를 시작으로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3월 3일 15개 주 동시 경선에서 민주당 주자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공화당은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트럼프 대통령에 도전자로 나섰으나 현직인 트럼프 지명이 거의 확실하다. 민주당은 내년 7월 13~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대선주자를 공식 지명하고, 공화당은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지명대회를 한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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