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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자궁내막증 치료 골든타임 놓치면 난임 불러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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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전문의 칼럼] 신정호 대한자궁내막증연구회 사무총장 

 우리나라 난임 인구는 해마다 늘어 현재 20만 명을 넘어섰다.

 가장 대표적인 난임 원인 질환이 ‘자궁내막증’이다. 자궁내막증 환자의 30~50%가 난임을 경험한다. 반대로 난임 여성의 20~50%가 자궁내막증을 갖고 있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서도 우리나라 난임 여성 10명 중 2명이 자궁내막 질환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 밖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여러 통증을 동반한다. 특히 월경 전후로 만성 골반통, 월경통, 성교통 등을 일으킨다. 이를 일반적인 월경통으로 여기고 방치해 자궁내막증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가 많다.

 월경통이 있는 여성이라도 통증의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거나, 성교통이나 골반통 등 평소와 다른 양상의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산부인과를 찾아 자궁내막증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은 경우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환자 중에는 수술 후 가임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나 수술 흉터에 대한 우려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거나 미루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자궁내막증은 수술 이후에도 잘 재발한다는 것이다. 첫 수술 후 5~6년 이내에 많게는 10명 중 7~8명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한다. 많은 환자가 재발로 인해 평생 세 번 이상의 수술을 받는다. 이 같은 반복적인 재발과 수술은 난소 기능에 영향을 주고 가임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난임까지 이를 수 있어 의사나 환자 모두 고민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간편히 먹는 약으로 디에노게스트 성분의 약이 보급돼 장기간 재발을 억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에게 향후 가임력을 지켜줘 난임이 오는 확률을 줄여주고 임신이 아니더라도 통증 개선이 가능해 삶의 질을 회복시켜준다. 국내에서는 수술을 통한 확진 전, 초음파검사 및 MRI로 자궁내막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약물치료 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궁내막증 치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치료다. 최적의 시기에 치료받아야 한다. 그래야 극심한 통증과 난임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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