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노사 충돌 … 클럽하우스 파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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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골프장에서 해고자 복직을 둘러싸고 일어난 대규모 무력충돌로 시설 일부가 부서지고 휴장하는 보기 드문 사태가 벌어졌다.

9일 레이크사이드 CC 측에 따르면 7일 오후부터 8일 새벽까지 이 골프장 소속 노조원 20여 명과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500여 명이 농성을 벌이면서 회사 측 용역직원들과 충돌했다. 레이크사이드 CC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해 있다. 이날 충돌로 클럽하우스 출입문과 유리창, 그리고 내부 집기 등이 심하게 부서졌다. 골프장 측은 7일 밤 농성이 격해지자 8일 예약한 골퍼들에게 휴장 사실을 통보하고 8일 하루 동안 휴장했다. 그러나 미처 연락을 받지 못한 골퍼들이 골프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골프장은 9일에는 클럽하우스의 깨진 유리창을 비닐로 막아 놓는 등 임시조치를 취한 뒤 정상 영업을 했다. 이 골프장은 지난해 10월부터 형제간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놓고 내분을 겪어 왔으며 이 과정에서 노조가 만들어졌다. 노조는 해고자 복직과 급여 지급 등을 요구하며 장기간 농성을 벌여 왔다. 골프장 관계자는 "8일 하루 휴장으로 인한 금전적인 손해도 크지만 회원들의 신뢰를 저버린 게 더 큰 피해"라며 "노조원들이 언제 폭력시위를 다시 벌일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골프장 측은 유리창 등 집기를 부순 노조원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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