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나성범 빈 자리 메우는 최연소 주장 박민우

중앙일보

입력

타격 1위를 달리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NC 박민우. [연합뉴스]

타격 1위를 달리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NC 박민우. [연합뉴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주장이자 간판스타인 나성범(30)을 잃었다. 하지만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10개 구단 최연소 주장이자 중심타자인 박민우(26)가 나성범의 빈 자리를 메우고 노력중이다.

올 시즌 NC는 나성범 때문에 울고 웃었다. 시범경기에서 내복사근 부상을 입은 나성범은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열흘 만에 팀에 합류했고,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 모두 리그 5위 안에 들면서 중심타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지난달 4일 나성범은 불의의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 무릎이 꺾였고, 전방 십자인대와 연골판이 파열됐다. 수술을 받은 나성범은 결국 올 시즌을 뛸 수 없게 됐다. 시즌 초반 양의지 영입으로 상승세를 탄 NC에겐 말 그대로 마른 하늘의 날벼락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NC는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강 체제를 구축한 SK·두산엔 뒤처졌지만 LG·키움과 함께 치열한 3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시즌 초 나성범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던 모창민도 햄스트링을 다쳐 한 달 이상 자리를 비웠지만 팀 타율 1위(0.295)를 질주하고 있다.

박민우는 실책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넓은 범위와 순발력으로 커버하고 있다. [뉴스1]

박민우는 실책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넓은 범위와 순발력으로 커버하고 있다. [뉴스1]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은 주인공은 박민우다. 개막 전 허벅지가 아팠던 박민우는 개막 이후 3주가 지나서야 1군에 등록됐다. 복귀전부터 멀티히트를 때린 박민우는 줄곧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40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안타에 그친 건 7번 뿐이었다. 출전 경기가 적어 타격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박민우는 지난달 30일 마침내 규정타석을 채웠다. 그리고 1일 잠실 LG전에서 4타수 2안타를 치면서 팀 동료 양의지를 제치고 마침내 타격 1위(0.378)로 올라섰다. 이동욱 NC 감독은 "(타격 1,2위를 다투는)양의지와 박민우가 계속 잘 해준다면 다른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우의 강점은 정확도다. 홈런은 없지만 고타율 덕분에 OPS(출루율+장타율)도 0.854로 리그 14위에 올라 있다. 타고투저가 정점을 찍은 2017년(타율 0.363) 페이스를 훨씬 뛰어넘는다. 박민우의 또다른 매력은 스피드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박민우는 "지난 해까진 부상 여파 때문에 시도를 줄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공인구가 바뀌니 도루를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했다. 4월까지 도루를 한 차례만 시도했던 박민우는 5월에 도루 5개를 성공시켰다.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도 많이 좋아졌다. NC는 데이터를 통한 수비 시프트에 적극적인 팀이다. 순발력이 좋고, 발이 빠른 박민우는 이런 변형 수비에 딱 맞는 스타일이다. 실책(6개)은 많지만 상대 타구가 날아오는 곳을 척척 지켜낸다. 야구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제공하는 조정수비 승리기여(WAA with ADJ) 순위에서 박민우는 7위(0.404)에 올라있다. 2루수 중에서는 박경수(0.685) 다음으로 높다.

베탄코트를 격려하는 박민우

베탄코트를 격려하는 박민우

팀을 이끄는 중심 역할도 하고 있다. 박민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부주장을 맡았다. 그러나 나성범이 빠지면서 임시 주장 역할을 하고 있다. 10개 구단 주장 중 최연소다. 하지만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하고 있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를 대하는 태도가 대표적이다. 베탄코트는 시즌 초반 부상과 부진으로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박민우는 베탄코트가 좋은 플레이를 할 때마다 더 큰 목소리로 격려하고, 등을 두들겼다. 베탄코트는 "동료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박민우는 "나도 이제 팀에서 중간급"이라며 "감독, 코치님이 시킨 건 아니다. 그 친구가 잘 해야 팀이 잘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