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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가고, 놀이기구 타고, 서핑하고…음악 페스티벌 맞아?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5일 서울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린 ㅋㅋ페스티벌에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윤종신. [사진 미스틱스토리]

지난달 25일 서울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린 ㅋㅋ페스티벌에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윤종신. [사진 미스틱스토리]

“뇌를 비워 배를 채워/ 오늘 하루 오늘 만은/ 냠냠 쩝쩝 후루룩”
지난달 25일 서울 난지 한강공원에서 열린 ㅋㅋ페스티벌에서는 공연 중간 쉬는 시간마다 주제곡인 윤종신의 ‘뇌를 비워’가 울려 퍼졌다. 미스틱스토리와 배달의 민족이 손잡고 ‘늘어지게 먹고 노는 것’을 테마로 만든 페스티벌답게 삼삼오오 돗자리를 펴고 앉은 관객들은 다양한 먹거리를 즐겼다. 배민라이더스에 입점해 있는 핫한 맛집 12곳의 푸드트럭이 늘어섰고, 배민 앱을 통한 배달음식도 반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미스틱과 배민 손잡은 ㅋㅋ페스티벌 #맛집 배달, 간식 마차 등 먹거리 다양 #EDM 페스티벌은 주경기장 공사하자 #놀이공원으로 옮겨 축제 분위기 더해

음식 노래로 채운 라인업도 식욕을 돋웠다. 노라조의 ‘사이다’나 윤종신의 ‘팥빙수’처럼 널리 알려진 히트곡은 물론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깍두기’, 소란의 ‘리코타 치즈 샐러드’ 같은 덜 알려진 수록곡들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간식 마차가 돌아다니며 과자를 배달해주는 등 당이 떨어질 틈이 없을뿐더러 먹거리를 테마로 한 놀 거리도 넘쳐났다. 고추장ㆍ초콜릿ㆍ커피 브랜드를 맞추는 치믈리에 테스트나 음식 이름으로 삼행시를 짓는 신춘문예 등 그간 선보인 이벤트들로 아예 배민랜드를 꾸며놓은 덕분이다.

배달의민족이 공동기획한 ㅋㅋ페스티벌은 ‘놀고 앉아 있겠습니다’라는 콘셉트를 충실히 살렸다. [사진 미스틱스토리]

배달의민족이 공동기획한 ㅋㅋ페스티벌은 ‘놀고 앉아 있겠습니다’라는 콘셉트를 충실히 살렸다. [사진 미스틱스토리]

놀고먹는 피크닉 콘셉트는 올해 페스티벌 트렌드이기도 하다. 봄부터 가을까지 주말마다 각종 페스티벌이 이어지면서 라인업만으로는 차별화를 꾀하기 힘들어진 탓이다. 6월 15~16일 서울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서울 파크 뮤직 페스티벌 역시 F&B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필스너 우르켈을 비롯해 다양한 먹거리를 준비 중이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렛츠락페스티벌(9월 21~22일)은 지난 4월 27~28일 경기 일산 고양 아람누리에서 봄 소풍 콘셉트의 렛츠스프링페스티벌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공연을 기획한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국내 뮤지션으로만 구성된 렛츠락이 가을 소풍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해 봄 페스티벌을 새로 론칭하게 됐다”며 “최근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먹거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난 4월 27~28일 경기 과천 서울랜드에서 열린 스트라이크 뮤직 페스티벌. [사진 비이피씨탄젠트]

지난 4월 27~28일 경기 과천 서울랜드에서 열린 스트라이크 뮤직 페스티벌. [사진 비이피씨탄젠트]

지난 3월부터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이 보수공사에 들어간 것도 한몫했다. 오는 10월 제100회 전국체전을 앞두고 트랙 및 잔디 교체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주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새로운 장소를 찾아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수원 월드컵경기장·인천 문학경기장 등 수도권 공연 장소를 물색하던 EDM 페스티벌들은 일제히 경기장 대신 놀이공원을 택했다. 1~2일 진행되는 월드디제이페스티벌은 경기 과천의 서울랜드로, 7~9일 진행되는 울트라코리아는 경기 용인의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로 향한다.

월디페를 주관하는 비이피씨탄젠트 김은성 대표는 “지난 4월 27~28일 스트라이크 뮤직 페스티벌을 서울랜드에서 처음 진행해봤는데 생각보다 사운드가 좋았다”고 밝혔다. 주경기장은 야외와 실내가 혼합된 구조로 음향이 반사돼서 딜레이가 생기지만 놀이공원은 야외무대여서 소리 전달이 용이하다는 것. 주변에 거주지가 없어 소음 민원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장점이다. 김 대표는 “페스티벌을 찾는 관객들이 통합권을 통해 놀이공원을 즐길 수도 있지만, 반대로 놀이공원에 놀러 온 분들도 EDM 음악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무료 스테이지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7~1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 3일간 43만명이 찾았다. [사진 edc]

지난달 17~1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 3일간 43만명이 찾았다. [사진 edc]

올해로 23주년을 맞은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에서 한국인 최초로 공연한 그루비룸과 아빈. [사진 edc]

올해로 23주년을 맞은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에서 한국인 최초로 공연한 그루비룸과 아빈. [사진 edc]

올해 처음 한국을 찾는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8월 31일~9월 1일)은 놀이기구를 접목한 페스티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97년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작한 세계 최대 규모의 EDM 페스티벌 중 하나로 지난달 한국인 최초로 프로듀서팀 그루비룸과 DJ 아빈이 공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공연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이동식 놀이기구를 대여해 무대를 연출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놀이공원을 염두에 두고 장소를 물색했다”며 “서울랜드라는 장소를 어떻게 활용할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지역과 연계한 페스티벌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론칭한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은 올해도 5~6일에는 서울 플랫폼창동61에서 콘퍼런스와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7~9일에는 강원 철원 일대에서 공연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실내형 페스티벌로 차별화를 꾀한 어반뮤직 페스티벌은 7월 6~7일 서울 세종대 컨벤션센터에서 먼저 공연하고, 20일 대구 엑스코로 이어진다. 서핑과 음악을 접목한 미드나잇피크닉페스티벌은 7월 12~14일 강원 고성 삼포해수욕장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강원 고성 삼포해수욕장에서 열린 미드나잇피크닉페스티벌. 낮에는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고, 밤에는 음악을 즐기는 콘셉트다. [사진 미드나잇피크닉페스티벌]

지난해 강원 고성 삼포해수욕장에서 열린 미드나잇피크닉페스티벌. 낮에는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고, 밤에는 음악을 즐기는 콘셉트다. [사진 미드나잇피크닉페스티벌]

올해 10주년을 맞은 환경 캠페인 뮤직 페스티벌인 그린플러그드는 5월 18~19일 서울 난지한강공원을 시작으로 7월 20~21일 강원 동해 망상해수욕장, 9월 28~29일 경북 경주 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서 만날 수 있다. 그린플러그드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페스티벌이 서울 및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아쉬움을 느끼는 지역 음악 팬들이 많아 2017년 경주, 지난해 동해를 론칭했다”며 “요즘은 휴가철에 해외여행을 많이 가지만 휴가지에서 페스티벌을 진행하면 국내 여행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기획하게 됐다. 앞으로도 꾸준히 지역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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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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