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배라 휘청""바람이 정말 셌다"···유람선 투어 후기 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동유럽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 유람선 투어는 ‘필수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새벽 사고가 난 참좋은여행사의 상품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여행사에서도 유럼선 투어는 꼭 넣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여행객들이 온라인 블로그 등에 올린 후기를 종합하면 다뉴브강 유람선은 주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보기 위해 탑승한다. 다뉴브강 양 옆으로 헝가리의 명소가 즐비해 있기 때문이다. 헝가리 국회의사당과 어부의 요새 등 주요 명소가 펼쳐져 있으며, 특히 해당 건물들은 야간에도 매우 밝게 불을 켜 놓고 있기 때문에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여행객들도 석양 무렵이나 완전히 해가 진 뒤에 유람선을 탑승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대부분이 야간 투어다. 여행객 후기를 보면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야경이 너무 아름답다’ 등의 이야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바람이 정말 많이 불었다’ ‘작은 배라 휘청거렸다’ 등의 후기도 종종 있었다.

유람선은 크기와 모양 등 종류가 여러 가지다. 사고가 발생한 유람선처럼 수십 명을 태울 수 있는 유람선도 있고, 그보다 더 크기가 크거나 작은 유람선들도 각 선착장에서 여러 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유람선은 실내와 갑판 등 실외로 구분돼 있다. 아예 2층 전체가 실외로 돼 있는 유람선도 있으며, 1층에서 식사를 함께 하며 관광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된 유람선도 있다. 코스는 대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관광객은 실내보다는 뱃머리 등 실외에서 사진을 찍으며 여행을 즐겼다. 일부 관광객들은 갑판이나 실내에서 맥주나 와인 등을 마시기도 했다. 관광객들의 후기에 올라온 사진에는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뱃머리 바로 앞에 서서 사진을 촬영한 관광객들도 구명조끼를 입거나 안전 장치를 하지는 않았다. 다뉴브강의 수심은 8m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29일(현지시간) 오후 9시쯤 다뉴브강 유람선을 탑승한 한국인 33명 중 현재까지 7명이 사망하고 7명이 구조됐으며, 실종자 19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들은 야경 유람선 관광을 위해 탑승했으나, 대형유람선과 충돌해 선박이 전복됐다. 여행사 관계자는 “당시 (강) 수위가 높았으나 (다른 유람선들도) 모두 정상 운행했다”고 밝혔다. 현재 실종자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사고 현장에서 심한 폭우가 내리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