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화웨이 때리기…삼성전자 웃고 애플 울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웨이 때리기’에 삼성전자 주가가 ‘날개’를 달았다.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이틀 새 4.7%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 이틀새 4.7% 올라 #애플 ‘중국시장 악재’ 3.13% 내려

21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150원(2.74%) 오른 4만3150원에 마감했다. 이틀 연속 오름세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이틀 새 5.5% 올랐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우선주 포함)은 이틀 동안 13조원 넘게 불어났다.

삼성전자 주가

삼성전자 주가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를 주도한 건 외국인들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0일(700억원)에 이어 21일(810억원)에도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21일 코스피 시장 전체로는 외국인이 74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8일 이후 약 2주 만이다.

화웨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사다. 지난 1분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21.7%)가 1위, 화웨이(17.9%)가 2위였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중국 화웨이(계열사 포함)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구글·인텔·퀄컴 등 미국의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구글이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관련 지원을 중단하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은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아닌 해외 시장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으로는 G메일이나 유튜브 같은 구글 고유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애플에는 ‘화웨이 때리기’로 미·중 갈등이 심해진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3.13% 내렸다. 중국의 반격이 본격화하면 중국 시장에서 애플 스마트폰의 판매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5월 4일 액면분할 후 5만3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부진과 기업실적 악화로 주가가 꾸준히 하락해 지난 1월에는 잠시 4만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반등에 성공해 이달 들어선 4만2000~4만4000원 선에서 거래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북미를 제외한 대부분의 해외 시장에서 화웨이와 스마트폰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오래갈수록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