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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盧 대북송금 특검, DJ 햇볕정책 계승 위한 결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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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송금 특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훼손하지 않고 계승하기 위한 정치적 결단이었다”고 평가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녹화방송으로 진행된 광주MBC ‘김낙곤의 시사본색 –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년 특집방송’에 출연해 호남과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한 첫 번째 사건인 대북송금 특검에 대해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한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고분고분한 후계자가 아니다”며 “김 전 대통령을 따라다니며 상속받아 대통령이 되신 분이 아니고 때로는 김 전 대통령에게 각을 세웠던 분이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또 두 전직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성장한 배경의 차이를 거론하며 그들의 다른 성향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요만큼만 삐끗해도 자신뿐 아니라 수하의 많은 사람이 정치적 생명과 물리적 생명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는 조건에서 수십년간 정치를 하신 분”이라며 “그래서 이분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그는 로맨티스트다. 격정, 질풍노도 이런 캐릭터로 평생을 살았던 분이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돌아가셨던 것도 마찬가지로 진짜 자기 색깔대로 돌아가신 것”이라며 “‘꿇고 살아라 이거지, 난 그렇게 안 살 거야’ (라는 마음으로 사셨다). 이명박 전 대통령 같은 분은 이런 분을 이해 못 한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퇴임 후 이어진 기득권의 공격에 대해 “저는 이 전 대통령을 만나면 제일 물어보고 싶은게 ‘굳이 왜 그렇게까지 하셨습니까’ 굳이”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 6개월, 그 기간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무섭다”며 “기득권 집단에서 보면 저렇게 대든 사람은 반드시 눌러 죽여야 한다, 그래야 다시 대드는 놈이 없을 거다. 이런 생각이 없었다고는 못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평화당은 유 이사장의 대북송금 특검 발언에 대해 “무슨 이유로 햇볕정책을 계승하려고 대북송금 특검을 했다고 발언했는지 배경이 궁금하다”면서 “햇볕정책을 부정한 대북송금 특검은 민주평화개혁 세력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노무현 정권의 정책적 과오였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의 성실한 해명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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