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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창 뜻 몰랐다는 나경원…‘일베 즐겨찾기’ 논란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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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을 겨냥해 ‘달창’이라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로,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등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성들을 성적으로 비하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이다. 나 원내대표는 즉각 사과했으나, 일각에선 나 원내대표가 과거 ‘일베발(發)’ 주장을 펼친 사례를 재조명하고 있다.

나경원 “달창 의미 몰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성당동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대구·경북지역 규탄대회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성당동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대구·경북지역 규탄대회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문 대통령과 특별대담을 한) KBS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빠는 문 대통령을 뜻하는 ‘문’과 열렬한 지지자를 뜻하는 ‘빠’를 합친 말이다. 달창은 문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달빛기사단’을 속되게 부르는 인터넷 은어로, 여성비하의 의미도 담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발언 3시간 30분 만에 입장문을 내고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사과드린다”며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일베 즐겨찾기’ 논란 불거져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진 JTBC 방송 캡처]

달창이라는 표현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인터넷 등에선 과거 나 원내대표가 일베가 주장하는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일베를 두둔한 사례가 다시 언급되고 있다.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진 JTBC 방송 캡처]

나 원내대표는 2016년 10월 국회 교육문화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故) 백남기씨 농민 사망 원인이 물대포가 아니라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의 폭행 때문이라는 의혹을 언급했다. 이른바 '빨간 우의 가격설'은 일베를 통해 확산됐다. 당시 나 원내대표는 사실 확인 없이 일베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되풀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진 나경원 페이스북]

[사진 나경원 페이스북]

지난해 3월 “일베를 폐쇄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3만 명이 참여했을 땐 “일베 폐쇄 추진은 표현의 자유를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후퇴시키는 행위”라며 “방송 장악에 이어 인터넷 공간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일각에선 “이런 전례에 비춰봤을 때 나 원내대표가 달창이라는 표현을 일베 용어였는지 몰랐다는 주장은 의심할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국당 측은 실수였다는 입장이다. 달창 발언은 나 원내대표의 애드립이었다고 한국당 측은 전했다. 달창의 뜻을 들은 나 원내대표도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는 것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11일 어떤 분이 페이스북을 보여주며 달창이라는 말이 있다고 나 원내대표에게 말했다”며 “문빠·문팬 같은 용어로 알았지 그런 뜻인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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