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2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는 18일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39주기 기념식에 참석하려는 것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 문화제 토크콘서트 연사로 나서 이같이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태우 후보가 광주 유세를 마치고 대구시로 가 지역감정을 극도로 부추겼다”고 사례를 들며 운을 뗐다. “당시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게 유 이사장 발언 취지로 보인다.
유 이사장은 “황 대표가 광주에 오려면 망언 의원에 대해 중징계를 해야만 기념식 참석 자격이 있는데, 유야무야 깔아뭉개고 기념식에 참석하겠다고 한다. 이는 (의도적으로) 얻어맞으려고 오는 것”이라며 “이 모든 작태는 다시 한번 인구가 많은 영남의 지역감정 조장 의도가 아니라면 건전한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행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황 대표가 광주에 왔을 경우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며 ‘3무(無) 지침’을 제안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첫째, 절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둘째, 절대 말을 붙이지 않는다. 셋째, 절대 악수를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황 대표가 나타날 때 즉시 뒤로 돌아서는 것”이라며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몸을 뒤로 돌리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5·18망언 의원들 중징계하고 정당하게 참석하면 환영해주겠다는 뜻을 밝혀야 한다”며 “그거(징계) 하지 않고 올 거면 광주시민 등밖에는 볼 게 없을 거다. 이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물병을 던지는 것보다 이 방식이 국민 통합의 좋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3일 광주를 방문했다가 물병 세례를 맞기도했다.
당시 광주에서의 반응을 예상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황 대표는 “호남 지역에 더 자주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