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방탄·블핑 빌보드 ‘핫 100’ 3곡 진입…K팝 연일 신기록 행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를 발표한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를 발표한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세계 팝 시장이 K팝으로 들썩이고 있다.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를 필두로 기존의 K팝이 가진 기록을 차례로 다시 쓰고 있는 것. 방탄소년단은 신곡 2곡을 나란히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에 올렸다. 23일 발표된 4월 27일자 이 차트에서 새 앨범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8위, 수록곡 ‘메이크 잇 라이트(Make It Right)’는 95위를 차지했다. 각각 미국 여가수 할시가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작사·작곡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곡이다.

방탄소년단 ‘작은 것들을 위한 시’ 8위 #이어 ‘메이크 잇 라이트’도 95위 진입 #블랙핑크는 ‘킬 디스 러브’ 73위 올라

블랙핑크는 앞서 4월 20일자 ‘핫 100’에서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로 41위를 기록했다. 27일자 차트에서는 73위를 기록하며 32계단 하락했지만 2주 연속 진입하며 한국 걸그룹의 자존심을 지켰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7주 연속 2위를 기록할 때만 해도 하나의 ‘사건’으로 여겨지던 일이었지만, 이제 K팝은 매주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새로운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북미 음반 판매량 움직이는 K팝  

새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뉴시스]

새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뉴시스]

음반 판매량은 더욱 압도적이다.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로 ‘빌보드 200’에서 3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해 5월 발표된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를 시작으로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를 거쳐 이번 앨범까지 3개 앨범이 정상에 오르는데 11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빌보드는 “1995~1996년 비틀스가 ‘앤솔로지’ 1ㆍ2ㆍ3 앨범으로 기록한 11개월 1주보다 빠르다”라며 “1967년 9개월 3주 만에 앨범 3장을 1위에 올린 몽키스를 잇는 기록”이라고 밝혔다.

걸그룹의 음반 판매량은 보이그룹에 미치지 못한다는 편견도 깨트렸다. 지난 5일 타이틀 곡명과 동일한 제목의 EP ‘킬 디스 러브’를 발매한 블랙핑크는 지난주(4월 20일자) ‘빌보드 200’에서 24위에 올랐다. 한국 걸그룹 최고 기록임은 물론 지난해 엑소(EXO)의 중국인 멤버 레이가 발표한 솔로 앨범 ‘나마나나(NAMANANAㆍ21위)’, 방탄소년단의 RM의 플레이리스트 ‘모노(mono.ㆍ26위)’와 비슷한 순위다. 블랙핑크의 새 앨범은 앨범 판매 수치 1만9000점 중 9000점이 실물 앨범 판매량으로, ‘톱 앨범 세일즈 차트’에서는 10위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 쇼에 출연한 블랙핑크. [사진 CBS]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 쇼에 출연한 블랙핑크. [사진 CBS]

화제성이 보장되다 보니 미국 방송사들도 애정공세를 펼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NBC다. 2017년 ABC에서 방영한 빌보드 뮤직 어워드의 성공을 본 NBC는 2018년 시상식 중계권을 가져왔다. 이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 신곡 ‘페이크 러브’의 첫 무대를 연출한 데 이어 다음 달 1일 열리는 올해 시상식에선 ‘작은 것들을 위한 시’의 피처링에 참여한 미국 여가수 할시와 첫 합동 무대를 준비 중이다. 방탄소년단의 올해 첫 컴백 무대 역시 NBC의 간판 코미디쇼 ‘SNL’이었다.

블랙핑크도 지난 2월 CBS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를 시작으로 19일 CBS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까지 각종 토크쇼를 섭렵하고 있다. 지난해 유니버설 뮤직 산하 레이블 인터스코프와 계약을 맺은 블랙핑크는 이달 12ㆍ19일 미국 최대 음악 축제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페스티벌 무대도 올랐다. 17일 시카고에서 시작한 북미 투어 일정에 맞춰 방송과 콘서트 양쪽 모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아미 필두로 팬덤간 경쟁도 치열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가 일군 성과를 지켜본 K팝 팬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덕분에 빌보드 ‘소셜 50’ 차트는 K팝 아이돌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92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외에도 엑소ㆍ블랙핑크ㆍ갓세븐ㆍ트와이스 등 10위권에만 5팀이 포진해 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의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역시 후보 5팀 중 3팀(방탄소년단ㆍ엑소ㆍ갓세븐)이 K팝일 정도다.

미국 라디오방송 102.7 KIIS FM '조조 온 더 라디오’에 출연한 블랙핑크. [사진102.7 KIIS FM]

미국 라디오방송 102.7 KIIS FM '조조 온 더 라디오’에 출연한 블랙핑크. [사진102.7 KIIS FM]

신기록을 둘러싼 힘겨루기도 일어난다. 유튜브ㆍ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플랫폼도 K팝 팬덤의 각축장이 됐다. 블랙핑크의 ‘킬 디스 러브’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24시간 동안 조회 수 5670만회를 기록하며 신기록을 쓰자, 곧이어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7460만회를 기록하며 1위를 탈환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방탄소년단의 ‘아이돌’로 4590만회였다.

본지가 입수한 유튜브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역대 ‘24시간 내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 톱 10’ 중 7편이 K팝이다. ‘페이크 러브’(3590만회) 등 방탄소년단이 3편, ‘뚜두뚜두’(3620만회) 등 블랙핑크가 2편이다. 싸이의 ‘젠틀맨’(3600만회)과 트와이스의 ‘예스 오어 예스’(3140만회)다. 1억 뷰 달성 시간도 앞당겨졌다. ‘킬 디스 러브’가 공개 62시간 만에 1억 뷰를 달성하자,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이를 37시간으로 단축했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이자 사용자가 1억9700만명에 달하는 스포티파이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킬 디스 러브’가 ‘글로벌 톱50’ 차트에서 4위를 기록한 데 이어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3위로 K팝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빌보드가 보도한 “2015년 이후 스포티파이에서 K팝 소비가 해마다 65%씩 증가하고 있다”는 수치도 주목할 만하다. 빌보드는 “지난해 북미 음원 플랫폼 판도라에서 K팝 걸그룹 음원 소비가 전년 대비 182% 증가했지만, 보이그룹은 90% 감소”한 점도 보도했다.

웹진 ‘아이돌로지’의 미묘 편집장은 “아시아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미국 대중문화 전반에서 다양성을 중시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며 “여기에 이보다 더 소수자에 해당하는 걸그룹을 응원하는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블랙핑크의 상승세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몬스타엑스·세븐틴·NCT127 등 보이그룹뿐만 아니라 이달의 소녀 등 걸그룹에 대한 외신 주목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