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폼페이오 끼어들면 지저분···美대화상대 바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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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연합뉴스]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이 차기 북미협상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아닌 다른 인물이 나오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정국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1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나는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권 국장은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에 비추어보아도 일이 될 만 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나군 하는데 앞으로도 내가 우려하는 것은 폼페이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가 여전히 좋은 것이며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측이 북미회담 주요 실무 협상자인 폼페이오 장관의 교체를 요구한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들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언급한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조속한 비핵화 조치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성명을 낸 데 대한 반응이었다.

이날 텍사스를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전진해나가기로 결심했다. 이는 우리가 바라던 결과"라면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비핵화를 약속했다. 몇 차례에 걸쳐 자신에게 직접 같은 약속을 했다"고 거듭 환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 함께 그러한 결과가 진전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그 지점에 다다를 수 있도록 앞으로 나아갈 길을 설계하기 위해 우리의 팀이 북한 사람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그(김 위원장)는 연말까지 이뤄내길 원한다고 했지만 나는 좀 더 빨리 이뤄지는 걸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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