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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톱다운 방식 성과 확신” 볼턴 “북한과 대화 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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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1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블레어 하우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접견을 기다리던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 DC=강정현 기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1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블레어 하우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접견을 기다리던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 DC=강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정오(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하노이 회담 이후 중단된 북·미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와 회담 앞서 50여분 접견 #한·미정상, 단독·확대회담 이어가 #청와대 “완전한 비핵화 방안 모색”

두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되기 전까지 제재의 틀을 유지한다는 원칙과 한·미 공조가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의 필수조건이란 점을 재확인했다. 또 두 정상은 북한이 비핵화 이행 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부분적 제재 해제를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정상회담에는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잠시 배석했다. 이후 두 정상 부인은 자리를 옮겨 별도의 단독 오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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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 회담을 마친 뒤 소규모 회담을 이어갔다. 소규모 회담에선 한국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장관,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 미 측에서 각각의 카운터파트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폼페이오 국무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배석했다. 이어진 오찬 겸 확대 정상회담에는 한국에서 김현종 안보실 2차장, 미 측에서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부보좌관 등이 추가로 합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을 별도로 50여 분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북·미 간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톱다운 방식으로 성과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고,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은 “북한과 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 여러 수준에서 다각적인 대북 대화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고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와 향후 북·미 간 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우리 측의 노력을 설명했고, 미국 측으로부터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향후 대응 방안을 청취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접견 말미에 “폼페이오 장관과 볼튼 보좌관의 공헌으로 한·미 동맹이 더욱 견실해지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한국 측 카운터파트와 긴밀히 공조·협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접견에는 당초 참석하려던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 대신 강경파로 분류되는 매슈 포틴저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과 앨리슨 후커 백악관 한반도담당 선임보좌관이 참석했다. 국무부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참석했고, 해리스 대사도 배석했다. 미국 내 강경·협상파를 포괄한 대북 라인이 총출동해 진용을 갖췄다.

정상회담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입장을 확인한 문 대통령은 앞으로 남북 정상회담이나 그에 준하는 고위급 회담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 이어 5~6월께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연쇄 회담을 통해 3차 북·미 회담의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세력에 심각한 타격을 줘야 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표현이 거친 면이 있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경제발전의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며 “비핵화 협상의 당사자인 북·미 간에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밀고 당기기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을 마치고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간) 워싱턴을 출발한 문 대통령은 12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쯤 귀국할 예정이다.

워싱턴=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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