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대표 할 사람, 한 사람 밖에 없으면 그게 정당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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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가 바른정당 출신의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불참하면서 ‘반쪽 회의’로 전락했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여전히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며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를 통해 손 대표가 퇴진론을 일축하며 ‘내가 그만두면 누가 할 건가’라고 응수한 데에 대해 “정당에 당대표할 사람이 한 사람밖에 없는 당이 당인가”라고 되물었다. 이 최고위원은 “정당의 당대표는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것이고 당내 민주주의가 확립되어 있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선거 결과에 책임지자는 의미에서 총사퇴를 얘기한 것이다. 지금은 관리형 대표가 아니라 진취적이고 이슈를 주도하는 대표가 돼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손 대표가 ‘원래 한국당에 가려고 한 게 아니냐’고 했는데 모욕적 언사다. 손 대표 측에서 ‘의도가 뻔하지 않으냐’고 하는데 해당 행위”라고 반발했다.

또 이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보이콧에 대해선 “선거 결과에 따르면 지금까지 가져온 노선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라며 “재신임 절차도 없고 아니면 일신하는 과정도 없이 제가 회의에 나가서 여권과 정부를 비판하고 자유한국당 비판한다고 메시지가 먹히겠느냐”고 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당내에서 지도부 중간평가 전당대회를 추진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 모습으론 내년 총선승리는 고사하고 당의 존립도 위태롭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변화를 강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도부 총사퇴 목소리는 탈당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구당(求黨)하겠다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바른정당 출신뿐 아니라 국민의당 출신들까지도 손 대표 사퇴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손 대표가 이번 주말까지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손 대표는 김 원내대표 등의 해외 출장이 겹친 오는 12일 최고위는 한 차례 쉬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여전히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며 손 대표의 퇴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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