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자전거가 500만원?…13살 베트남 어린이의 사연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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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어린이의 고장난 자전거가 500만원에 낙찰됐다. [페이스북 캡처]

베트남 어린이의 고장난 자전거가 500만원에 낙찰됐다. [페이스북 캡처]

베트남에서 13세 어린이의 고장난 자전거가 1억300만동(약 505만원)에 낙찰된 사연이 화제다.

6일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베트남 북부 산악지대인 선라성에 사는 찌엔(13)은 생후 2개월 된 동생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다.

병원은 집에서 103㎞이나 떨어진 하노이에 위치해 있었다. 찌엔은 하노이의 위치도 모른 채 국도 1호선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방향을 물어가며 쉼없이 달렸다. 자전거 브레이크가 고장나 경사로에서는 슬리퍼로 직접 속도를 줄이는 등 위험도 컸다.

먹을 것도, 마실 물도 없이 달리던 찌엔은 그날 밤 집과 하노이의 중간 지점인 호아빈성에서 탈진해 도로에 쓰러졌다. 지나가던 한 버스 승객이 이를 발견하곤 찌엔을 가족이 있는 병원으로 데려다줬다.

이 같은 소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확산하자, 소년의 사연에 감동한 한 하노이 시민은 페이스북을 통해 찌엔의 자전거를 경매에 부쳤다.

찌엔의 안타까운 사연은 누리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고, 백 명이 넘는 인원이 경매에 참여했다. 낙찰자는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 있는 한 회사였다. 찌엔의 고장난 자전거를 1억300만동에 낙찰받은 이 회사는 찌엔의 부모에게 병원비에 보태라며 2000만동(약 98만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돈을 모아 5000만동(약 245만원)을 지원했고, 찌엔에게 새 자전거를 선물하는 사람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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