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 움직일 수 있다=2002 한.일 월드컵부터 페널티킥 때 골키퍼가 미리 좌우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키커가 공을 차기 전까지는 일절 움직이지 못했다. 이 규칙 시행 후 두 번째 월드컵을 맞아 골키퍼들이 이 같은 이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레만은 아르헨티나 넷째 키커 에스테반 캄비아소가 슛하기 직전 몸을 살짝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캄비아소는 레만의 왼쪽으로 공을 날렸고 레만은 기다렸다는 듯 몸을 날려 여유있게 쳐냈다. "골키퍼가 미리 움직여 키커의 슈팅 방향을 유도한 것"이라고 정 코치는 분석했다.
◆ 철저한 사전 분석=독일 대표팀의 올리버 비어호프 매니저는 3일 "레만이 승부차기에서 상대가 공을 찰 방향을 사전에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페널티킥 데이터를 모두 수집해 레만에게 줬다는 것이다. 실제로 레만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찬 네 번의 페널티킥에 모두 일치된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16강 토너먼트부터는 골키퍼들이 승부차기에 대비한다. 승부차기가 없는 조별리그에서 10번의 페널티킥 중 8골이 나와 성공률이 80%였다는 사실과 비교된다.
◆ 경험과 심리적 요인=히카르두는 2004 유럽선수권 8강에서 잉글랜드를 승부차기로 물리친 바 있다. 반면 잉글랜드는 역대 월드컵 두 번의 승부차기에서 모두 패했다. 정 코치는 "승부차기에서 진 경험이 있는 상대와 다시 승부차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부담"이라고 말했다. 월드컵에서 승부차기 3전 전승을 기록한 독일은 이번에도 한 명도 실축하지 않고 거침없이 골 네트를 갈랐다.
이충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