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 전두환 동생이 장두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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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장두환입니다. 1979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87년까지 집권한 한국의 대통령 전두환씨의 동생입니다."

지난주부터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뿌려진 영문 e-메일의 시작 부분이다. 발신지는 유럽의 한 국가다.

全전대통령의 동생을 자처한 송신자는 메일에서 "형이 퇴임하기 전 내가 비밀리에 9백만달러(약 1백억원)를 해외로 빼돌려 한 외국의 보안회사에 맡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형은 현재 국가의 감시를 당하고 있기 때문에 대신 돈을 찾아주면 사례하겠다. 자세한 사항은 답장을 주면 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센터 관계자는 "신분을 위장해 각종 투자를 미끼로 일확천금을 제의하는 전형적인 국제 투자사기 쓰레기메일(스팸메일)"이라며 "그런 메일은 국제범죄정보센터(국번 없이 111)에 상담하라"고 말했다.

실제로 메일을 보낸 사람은 '두환'을 성(姓)으로 착각해 자신을 '장두환'으로 소개하는가 하면 全씨의 재판에 국제사면기구가 개입해 사형에서 가택연금으로 경감됐다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그럴싸하게 담았다.

한편 소식을 들은 全씨 측은 "얼토당토않은 일"이라며 실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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