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회사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와 브로드컴이 미국 통신업체 퀄컴사가 한국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했다. TI와 브로드컴은 지난해 퀄컴을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에 제소한 데 이어 이번엔 한국 공정위에 제소한 것이다.
퀄컴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전화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달 말 TI와 브로드컴 미국 본사가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퀄컴을 신고했다"며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신고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두 회사는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CDMA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퀄컴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다른 칩을 끼워팔고, 다른 회사 제품을 쓰지 않도록 휴대전화 제조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리밍과 씬멀티미디어 등 국내 모바일 응용소프트웨어업체도 올해 초 "퀄컴이 CDMA칩에 각종 멀티미디어 기능을 추가하는 수법으로 경쟁사의 멀티미디어 관련 칩 판매를 방해했고,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기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공정위는 4월 퀄컴 한국지사를 현장 조사했었다.
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