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삼성전자 빼면 상장사 순익 -13%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의 외형(매출액)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졌다. 코스닥에선 상장사 세 곳 중 한 곳꼴(36.56%)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작년 코스피·코스닥 기업 실적 #539곳 영업이익도 전년비 -4.57% #삼성전자 포함 매출은 4.76% 늘어 #코스닥 기업은 3곳 중 1곳꼴 적자

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40곳(금융업 제외)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연결 재무제표 기준)은 1894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7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7조7000억원으로 0.32% 늘었지만 순이익은 108조원으로 6.72% 감소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8.32%로 전년보다 0.37%포인트 낮아졌다. 상장사들이 100원어치를 팔면 각종 영업비용을 제외하고 8.32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매출액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5.7%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243조8000억원(연결 기준, 1.75% 증가)에 영업이익 58조9000억원(9.77% 증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2위는 SK하이닉스(20조8000억원), 3위는 포스코(5조5000억원)였다.

삼성전자를 뺀 코스피 상장사 539곳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8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57% 줄었다. 순이익은 63조6000억원으로 13.51% 쪼그라들었다. 특히 현대상선(-5600억원)·삼성중공업(-4100억원)·한국전력(-2100억원) 등은 큰 폭의 영업적자를 냈다.

코스피 상장사 중 매출 증가율(개별 기준)이 가장 높았던 곳은 의자를 만드는 회사인 시디즈였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409억원으로 전년(125억원)보다 1025% 증가했다. 극동유화(129%)·LS(110%)·진양홀딩스(110%) 등도 100% 넘게 매출이 늘었다.

코스피 상장사 중 영업이익률 증가 1위(개별 기준)는 염료와 사카린 등을 생산하는 경인양행이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전년(1억6000만원)보다 7400% 늘었다. 대기업 중에선 삼성SDI가 전년보다 3200% 늘어난 5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로는 SK하이닉스(51.54%)가 1위를 차지했다. 100원어치를 팔면 그 중 51.54원의 영업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가 둔화하는 흐름 속에서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올해 상장사들의 전반적인 실적은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상장사 전체의 영업이익은 19%, 순이익은 16.5%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911곳의 지난해 매출액은 169조1000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보다 4.69% 늘었다. 영업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11.58%, 순이익은 4조3000억원으로 8.66% 줄었다. 코스닥 상장사 중 매출액 1위는 성우하이텍(3조4570억원), 영업이익 1위는 다우데이타(3620억원)였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코스닥 상장사는 333곳으로 전체의 36.56%에 달했다. 적자기업 비중은 전년(33.29%)보다 3.27%포인트 커졌다. 특히 인터플렉스(-660억원)와 신라젠(-590억원)은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적자를 내도 기술력이 좋은 기업을 특례로 상장시키는 정책적인 의도가 반영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