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르게 살아도 잘사는 사회 만들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인도의 성철「간디」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것마저 죄악시했다. 당시에 인도에서는 굶어서 죽는 사람이 하루에도 몇 천명이나 되었으니까 그럼 직도 하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아사직전에 있는 사람들의 수를 헤아릴 수 없고 우리나라에도 점심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하는 아동들이 아직도 있다 한다.
며칠 전 매스컴에서 전한 이야기다. 어느 집에20만 원하는 쓰레기통이 있고 그 안에 2만 원짜리 피자파이가 먹다 버려져있었는데 그것을 청소하러 12㎞나 떨어진 곳에서 토큰 2개를 가지고 파출부가 온다는 것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대담에 출연한 한 교수의 원인분석인데 그런 과소비현상은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한가지는 필요이상의 과 구입에 있고 다른 한가지는 자기도 2만원이나 하는 피자파이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두 가지 다 과 구입·과 시욕으로 첫 글자를 맞추려고 출연자가 의도적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듣는 이로 하여금 경악과 안타까움 그리고 실소를 금할 수 없게 했다. 왜냐하면 과소비의 주된 원인은 인간성 상실에 있기 때문이다.
물질의 풍족함이 행복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풍요나 행복이 공유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개인이나 한 가정이 독차지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만일 독차지한다면 풍요나 행복을 오래 지속할 수 없을 뿐더러 사회적인 의의가 전혀 없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많은 인사들과 많이 가진 자들 중에서 이 행복과 풍요의 공유개념에 스스로 사로잡혀 그것은 독차지하는데 가치가 있다고 잘못 알고 있으며 이런 풍조가 사회전반에 팽배해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들 주위에는 잘 사는 사람이 참으로 많다. 그러나 바르게 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바르게 살면 잘살 수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도 횡행하고 있다. 잘 살아도 바르게 살 수 있으며 바르게 살아도 잘살 수 있다는 생각이 사회를 지배하도록 자아와 인간성 회복에 전력을 기울이자.
과소비. 이는 어떠한 경우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 상위에 벌어진 한 톨의 밥알에도 농부의 온갖 노력이 담겨져 있으며 일회용 기저귀 하나에는 산업선사의 피땀이 서려 있다. 성경에는 한사람의 부자와 그 집 문전에서 결식하던「나사로」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두 사람 다 세상을 떠나「나사로」는 천국에 있는「아브라함」의 품으로, 부자는 지옥으로 갔다. 부자가 지옥으로 떨어진 단 하나의 이유는 이웃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바로 그것이다. <김암성><대구시 송현 2동143의2>>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