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순위표 더 받아 당선될 수도… 1인2투표제 함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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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7.11 전당대회에선 대의원 한 명이 두 명의 최고위원을 고르는 '1인 2투표제'가 채택됐다.

2투표제는 집단지도체제의 취지를 살리고자 도입된 방식이다. 1등에게 극단적인 표 쏠림이 일어나 나머지 지도부 구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겠다는 뜻에서다. 하지만 이 때문에 1순위 표보다 2순위 표를 더 많이 받는 후보가 나올 수 있다. 2투표제의 함정이다. 2002년 5월 최고위원 선거에서 대표가 된 서청원 전 의원은 당시 여론조사 등을 놓고 볼 때 '짝짓기를 통한 두 번째 표 읍소 전략'으로 성공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통상 1순위 표는 정치적 지지자에게, 나머지 한 표는 지연.학연 등의 연고에 좌우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후보 간 짝짓기가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오.이방호' vs '강재섭.강창희.전여옥' 식의 전략적 제휴가 거론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후보 간 짝짓기는 활발하지 않다. 이재오.강재섭 양 후보 쪽은 "짝짓기 캠페인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무엇보다 대의원 표심을 장악한 당원협의회 위원장의 대의원 장악력이 과거처럼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의원 한 사람이 확실한 1, 2위에 표를 몰아주는 표의 양극화 현상도 있다고 한다. 대의원 투표 성향이 실제로 그럴 경우 의외의 대표가 나올 가능성은 줄어든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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