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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근시면 자녀 근시 위험 '최고 11배'..."스마트폰 사용 주의해야"

중앙일보

입력

시력검사하는 예비 초등생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청에서 열린 &#39;2019년 취학 전 어린이 건강마당&#39;에서 예비 초등학생인 어린이가 시력검사를 하고 있다. 2019.2.14   mj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시력검사하는 예비 초등생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청에서 열린 &#39;2019년 취학 전 어린이 건강마당&#39;에서 예비 초등학생인 어린이가 시력검사를 하고 있다. 2019.2.14 mj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부모 중 어느 한 쪽이라도 근시일 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녀의 근시 유병률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모가 모두 근시인 경우 이러한 위험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근시 정도가 심할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22일 삼성서울병원 안과 임동희 교수, 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과 임현우 교수 연구팀은 2008년~2012년 5년 동안 진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분석해 이러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2344가정의 5세 이상~18세 이하 소아청소년 3862명과 그 부모의 시력을 비교 연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아이들의 64.6%(2495명)가 근시로 조사됐다. 마이너스(-) 0.5 디옵터(D) 이하 경도 근시인 경우는 1553명이었고, -3.0D 이하 중등도 근시는 734명, -6.0D 이하 고도 고시는 208명이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부모의 시력에 따라 자녀의 근시 유병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봤다. 부모의 근시가 자녀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지 보기 위해서다. 그 결과 부모 둘 다 근시이거나 근시 정도가 높을수록 자녀의 근시 유병률이 증가하고, 근시가 심해졌다. 부모 둘 다 근시가 없는 가정 자녀의 근시 발생 비율은 57.4%으로 전체 평균 64.6%를 밑돌았으나, 부모가 근시가 있는 경우 68.2%로 평균을 넘어섰다. 부모가 고도 근시(-6.0D 이하)에 해당하면 자녀의 근시 비율은 87.5%로 껑충 뛰었다. 자녀의 근시 유병률비를 계산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부모 중 한 명만 경도근시(-0.5D 이하)라도 자녀의 근시 유병률이 1.17배 높았다. 부모 둘 모두 경도근시인 경우는 1.34배로 높아졌다.

부모가 고도근시(-6.0D 이하)인 그룹에서 이러한 차이는 더욱 두드러졌다. 자녀에게서 고도 근시가 나타날 확률은 부모의 근시 정도에 따라 적게는 1.46배에서 많게는 11.41배까지 치솟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아청소년의 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 성별, 비만도 등 다른 요인을 감안해 통계적으로 보정한 것이라서 부모의 근시와 자녀의 근시 사이의 인과 관계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근시인 부모가 관련 유전적 소인을 자녀세대에 물려주게 되고, 근시의 발병 및 진행을 부추길만한 주변 환경이 더해지면 근시에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부모가 근시라면 자녀에게서 근시가 나타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근시 정도가 심해지지 않도록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일반적으로 근시는 5세~15세 사이 시작되고, 11세 이상의 소아청소년기에서 유의하게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고 알려져있다. 이 기간 동안 자녀가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더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스마트폰 사용 등 시력을 해칠만한 환경을 피하는 한편, 정기 검진을 통해 안구 변형과 시력 변화를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동희 교수는 “부모의 근시가 자녀의 근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그렇다고 예방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자녀의 시력 변화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전문의 검진과 함께 유해한 환경을 차단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 됐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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