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투병전'

중앙일보

입력

삼성과 롯데의 플레이오프 7차전이 벌어진 20일 대구구장에서 관중들과 선수들간에 투석전을 방불케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6회초. 0 - 2로 뒤지던 롯데 호세가 추격에 불씨를 댕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렸고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하려다 삼성팬이 던진 물병에 사타구니 부위를 맞았다.

이미 3루를 돌 때 물병세례를 받았던 호세는 흥분한 나머지 자신의 야구방망이를 집어 관중석을 향해 던졌고 관중 박태봉(46.대구시 북구 산격1동)씨가 손등을 다쳤다.

곧이어 관중석에서는 수십개의 물병이 롯데 더그아웃 쪽으로 날아들었다. 임채섭 심판은 경기를 잠시 중단시킨 뒤 호세의 퇴장을 명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롯데 선수단이 흥분했다. 물병세례에 퇴장까지 당한 롯데 선수들은 짐을 싸들고 경기장을 떠나려다 팀 관계자들의 만류로 다시 돌아왔고 이 과정에서 1루측 관중들과 그물을 사이에 둔 '투병전' 까지 벌어져 경기가 23분 동안 중단됐다.     [중앙일보 1999년 10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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