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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교통사고]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 손실, 돈으로 따져보니...무려 24조원

중앙일보

입력

2016년 부산시 해운대구 도심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당시 CCTV에 잡힌 장면. [사진 부산경찰청]

2016년 부산시 해운대구 도심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당시 CCTV에 잡힌 장면. [사진 부산경찰청]

 '23조 6805억원.'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한 손실액을 계산한 액수다. 교통사고 통계 수집과 분석, 도로 안전 정책 등을 담당하는 도로교통공단이 추산했다. 작년 손실액은 올 연말쯤 발표될 예정이다.

도로교통공단, 2017년 사고비용 분석 #직접 피해 등 따져 약 23조 7000억원 #GDP의 1.4%, 화재피해의 47배 달해 #제 3자 손실 더하면 GDP의 2% 훌쩍 # #사망 피해액, 연령과 성별 따라 차이 #남성 4억4800만원, 여성 1억2280만원 #전문가 "사고로 인한 사회적 낭비 심각. #지속적인 교통안전 투자와 평가 필요" #

 2017년 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는 모두 114만 3175건에 사망자는 4185명이었다. 부상자는 180만명을 조금 넘는다.

 도로교통공단에서는 이러한 사고로 인해 당사자가 직접 입은 손실과 경찰·119 긴급구호, 손해배상 대행기관의 교통사고 처리비용 등의 공공적 지출만 고려해 손실액을 따졌다.

 그래서 나온 액수가 23조 6805억원이다. 24조원에 육박하는 수치로 전년도(23조 7500억원) 보다는 약간 줄어들었다.

 <자료 도로교통공단>

<자료 도로교통공단>

 세부적으로는 사망·부상자로 인한 인적피해비용이 약 50.9%인 약 12조 553억원을 차지했다. 이어 차량손해와 대물 피해 같은 물적 피해 비용이 전체의 약 42.8%인 약 10조 1249억원에 달했다.

 교통사고를 처리하는 보험 행정기관과 교통경찰 등의 사회기관비용이 약 6.3%인 약 1조 5,003억원이었다.

 이 중 인적손실에서 사망자 4185명을 성별·연령별로 구분해 손실액을 적용하면 차이가 제법 많이 난다. 남자의 총 손실액은 약 1조 3612억으로 1인당 평균 약 4억 4880만원가량 된다.

교통사고를 처리하는 사회기관비용도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교통사고를 처리하는 사회기관비용도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반면 여자는 총 손실액이 약 1415억으로 1인당 평균 약 1억 2280만원으로 계산됐다. 부상의 경우도 이런 성별 차이는 유사하게 나타난다.  남녀 간 사회생활 비율과 평균 임금 차이 등을 고려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남자와 여자를 합한 총생산손실액은 약 1조 5027억으로 1인당 평균은 약 3억 5900만원가량 된다.

 여기에 교통경찰 비용, 자동차보험 회사비용, 구조·구급 비용 등 사회기관비용을 포함하면 피해 종별 평균비용은 사망자 1명당 약 4억 4517만원, 중상자는 약 6292만원, 경상자 약 424만원 등으로 늘어난다.

 이러한 도로교통 사고비용은 우리나라의 2017년도 경상 국내총생산(GDP) 1730조 3985억원의 1.4%에 해당한다. 같은 해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약 22조 2000억원)보다 크고, 화재피해액(5069억원)에 비하면 약 47배에 달한다.

도로 교통사고로 발생하는 손실이 산업재해로 인한 손실보다 더 많다. [중앙포토]

도로 교통사고로 발생하는 손실이 산업재해로 인한 손실보다 더 많다. [중앙포토]

 또 국가 예산(400조)의 약 5.9%에 해당하고, 4인 가족 기준 약 147만여 가구의 연간 최저생계비에 이르는 규모다. 도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로 인해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이 이처럼 막대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도로교통 사고비용에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제 3자의 시간·연료 손실 등을 추가로 포함할 경우 그 액수는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SOC 사업의 경제성 (B/C) 분석을 할 때는 해당 사업으로 인한 시간 절감분 등을 돈으로 계산해 혜택(B)에 포함한다. 도로교통공단에서는 이 경우 교통사고비용이 GDP의 2%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선 교통사고가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합뉴스]

국내에선 교통사고가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합뉴스]

 국내에선 2000년대 들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만 명 이하, 부상자는 40만 명 이하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10.1명, 자동차 1만대 당 사망자는 2.2명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교통사고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교통안전 대책에 대한 효율적인 자원배분과 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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