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마하티르 총리와 북한이 아세안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에서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이어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마하티르 총리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의 평화 정착 노력을 변함없이 지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올해 말 한국에서 열리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구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에 앞서 올해 한·아세안 대화조정국인 브루나이를 방문해 빠른 시일 안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일자를 확정하여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명시된 김 위원장 서울 답방 상황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올해 말 행사에 김 위원장 참석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와 아세안의 평화ㆍ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올해 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한·아세안 관계의 새로운 100년의 비전을 제시하고, 역내 평화와 공생번영을 위한 전략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에 “앞으로 또한 남북관계가 보다 더욱 더 진전되기를 저희가 기대하고, 북미 간에도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또 한반도에서 이를 통해 평화와 번영이 깃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한·말레이시아 FTA(자유무역협정)를 포함해 양국 협력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한·말레이시아 양자 FTA를 추진하여 양국 간 교역과 투자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타당성 공동연구부터 절차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올해 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협상 타결이 선언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날 한류·할랄 전시회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우리는 말레이시아의 할랄 산업 역량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한류 콘텐츠를 접목해 세계 할랄시장에 함께 진출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마하티르 총리의 동방정책과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조화롭게 접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내년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알라룸프르=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