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에 극적 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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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온 대우조선사태가 막판에 또 한차례 반전, 「타결」쪽으로 흐름을 잡자 경찰은 일단 병력투입을 유보했고 노조원들과 회삭관계자, 그리고 현지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반겼다.
이들은 모두 『더이상 노조가 오락가락 해서는 안되면 이대로 사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27일의 조합원 투표에서도 이성족인 결정이 내려지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반발도 나타나 원만한 정상화에 회의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고 있다.
◇조합원설득=파업 지도부및 대의원등은 26일 아침부터 각 부서를 돌며 노조원들을 상대로 번복결정에대한 설명과 설득에 나섰다.
대다수의 근로자들은 노조결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일부 과격 근로자들은 집행부의 변신을 매도하며 『끝까지 투쟁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아침 근로자들에게 배포된 노조 소의원들이 발행하는 「통합소식지」는 「조합 간부들의 변질되는 속성을 개탄한다」 는 큰 제목 아래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항을 또다시 번복한 것은 전 조합원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행동』이라고 비난하고 『죽을 수는 있어도 물러설수는 없다. 끝까지 투쟁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조원들의 분위기는 25일 강경근로자 5명 구속과 함께 급속히 온건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26일 대우조선은 평소보다 높은 출근율을 보였지만 오전10시가 넘어서면서 대의원들의 배경설명을 들은 근로자들 대부분이 조퇴해 썰렁한 분위기였다.
회사측은 일단 27일부터의 조업중단조치를 유보하고 조합원투표결과가 나올때까지 관망하는 자세다.
◇번복결정=노조측은 24일밤 집행위원·대의원·쟁의대책위원등 60여명의 간부가 참석한가운데 5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갖고 26일중 대의원 대회를 재개, 잠정합의안의 조합원찬반투표 회부여부를 결정키로 했으며 조합원이 잠정합의안을 수용할 경우 파업결의를 철회, 28일부터 정상조업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양동생노조외원장은 회의중 김영삼민주당총재, 김기춘검찰총장과 통화해 공권력투입자제·구속근로자 선처등을 요청했으며 긍정적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정에 따라 24일밤 철야농성키로 했던 근로자 1천여명도 농성을 풀고 귀가했으며 회사정문을 지키던 「정당방위대」도 모두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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