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색깔 드러내는 ‘황교안호’… 당직 인선 통해 통합 이룰까

중앙일보

입력

황교한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신임 최고위원들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황교한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신임 최고위원들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르면 4일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 등 주요 당직 인선결과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황교안 체제’ 꾸리기에 나섰다.

복수의 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대표 비서실장으로는 이헌승 의원(재선, 부산 부산진을)이 낙점됐다고 한다. 이 의원은 과거 김무성 의원 보좌관을 지내긴 했지만 2007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경선수행부단장 등을 지내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다.

당 수석대변인으로는 박대출(재선, 경남 진주갑), 전희경(초선, 비례대표)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 다 보수 색채가 짙고 전투력이 강한 인사들로 평가받는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부총장 등의 인선도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다.

황 대표는 앞서 첫 당직 인선으로 4선의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병)을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한 의원은 ‘원박’(원조친박)으로 분류되는 범친박계 인사다.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전에서 박 전 대통령을 도와 친박계로 분류됐다. 하지만 2017년 원내대표 경선에서서는 중립을 표방하는 등 계파색이 옅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직 인선이 본격화하면서 황교안호(號)의 색깔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달 28일 취임 첫 일성으로 ‘통합’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처음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가장 큰 바람은 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폭정을 막아내라는 것”이라며 “통합이 가장 중요하고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통합 행보 차원에서 지난 2일에는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만났다. 당대표 경선 기간에 쌓인 앙금을 털어내고 마음을 합치자는 얘기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오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전당대회 뒷풀이 차원에서 덕담을 주고 받으며 힘을 합치자는 얘기를 했다”며 “다만 지명직 최고위원 등 당직인선 관련해서는 의견을 주고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총회에도 참석해 취임 후 처음으로 전체 의원들과 상견례를 갖는다. 조만간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가 있는 김해 봉하마을 방문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당직 인선에 대해 “개혁적 칼라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직에 거론된 인사들이 대부분 범친박계 테두리 안에서만 구성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대해 한 초선 의원은 “당직을 맡을만한 비박계 초재선 의원들 숫자가 많지 않아 평가를 하기는 아직 섣부르다”며 “남은 당직 인선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에서는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부총장 등 남은 당직 인선을 통해 황 대표가 통합의 메시지를 어떻게 구현할지 주목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와 관련 주변에 “역량을 중심으로 모두가 참여하는 인사가 되도록 하겠다”는 인사 원칙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익·김준영 기자 hany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