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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할까, 말까" 퇴직 월급쟁이의 진로 돕는 SWOT 분석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박영재의 은퇴와 Jobs(40)

차영훈(52) 씨는 회사 교육부서에서 이름을 날렸지만, 구조조정으로 인해 퇴사하게 됐다. 새로운 일을 구하려다 보니 몸담은 업계, 직무 등에서 한계점이 많아 고민에 빠졌다. [사진 pixabay]

차영훈(52) 씨는 회사 교육부서에서 이름을 날렸지만, 구조조정으로 인해 퇴사하게 됐다. 새로운 일을 구하려다 보니 몸담은 업계, 직무 등에서 한계점이 많아 고민에 빠졌다. [사진 pixabay]

차영훈(52) 씨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ROTC 장교로 군 생활을 했다. 전역하면서 생명보험회사에 입사했다. 처음 몇 년간은 일선 지점에서 근무하다 본사 교육부서로 발령받았고, 그 후 오랫동안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진행하는 업무를 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초임 과장 시절 설계사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개발한 ‘금융전문가 과정’이다. 이 과정은 사내에서 큰 인기를 얻어 교육 신청이 쇄도했다.

업계에서도 관심을 보여 다른 보험회사에서도 유사한 과정이 만들어졌다. 차 씨 개인적으로도 이 과정 중 일부 과목은 직접 교재를 개발해 강의도 했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결국 교육부장까지 승진했지만, 직장인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차 씨도 결국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정년까지 근무할 것은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막상 퇴직하게 되니 그저 막막할 따름. 52세는 너무 젊다. 큰아들이 대학 2학년, 작은아들이 고3 수험생이다. 무엇이든 해야 하는데 막상 자신을 돌아보니 특별한 기술은 없고 생명보험회사 교육부에서 일한 것이 전부다. 결국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교육과 관련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업과 더불어 관련된 분야로의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자신을 분석해 보았다.

오랫동안 현장 업무를 했기에 업계에서 촘촘한 인맥을 가지고 있고 관련된 분야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정통했다. 하지만 부장으로 승진한 후에는 관리업무만 해 현장감이 떨어진 면도 있었고, 이론에 대한 전문성도 부족한 것 같았다. 또 보험회사의 경영 환경이 너무나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도 문제였다. 오늘도 차 씨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있다.

강점요인·약점요인·기회요인·위협요인 찾아내는 분석법

SWOT 분석을 통해 자신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분석해야 한다. SWOT 분석은 나의 강점과 약점, 외부환경적 기회와 위협을 찾아내 새로운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을 준다. [사진 pixabay]

SWOT 분석을 통해 자신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분석해야 한다. SWOT 분석은 나의 강점과 약점, 외부환경적 기회와 위협을 찾아내 새로운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을 준다. [사진 pixabay]

마케팅 용어로 SWOT 분석(SWOT Analysis)이 있다. 이는 어떤 기업의 내부환경을 분석해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을 발견하고, 외부환경을 분석해 기회(Opportunity) 요인과 위협(Threat)요인을 찾아내는 분석법을 말한다. 이를 토대로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죽이고, 기회는 활용하고 위협은 억제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SWOT 분석 표. [자료 박영재, 제작 조혜미]

SWOT 분석 표. [자료 박영재, 제작 조혜미]

이를 개인에게 적용하면 나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의 일과 관련된 전략을 수립하는데 훌륭한 도구가 된다. 예를 들어 이제까지 내가 수행했던 일을 기준으로 나의 경쟁력을 점검할 수 있고, 앞으로 내가 그 일을 하는 데 적합할지에 대한 검토가 가능하다. 또 SWOT 분석을 토대로 그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수도 있다.

위 사례자가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해 교육 분야에서 어떠한 경쟁력이 있는지 SWOT 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개인의 SWOT 분석에서 내부환경은 차 씨 본인에 해당하고, 외부환경은 차 씨가 속한 업계가 된다.

차영훈 씨 SWOT 분석

자료=박영재
제작=조혜미

이렇게 차 씨의 경력을 중심으로 SWOT 분석을 해보니 어떤 대안을 선택해야 하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차 씨는 처음에는 교육 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생각했으나, 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창업에 대한 위험이 너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금 1인 기업을 설립해 전문 강사로 활동하기로 했다. 과거의 강의 경험을 살려 교육 콘텐츠를 보완하고, 관련된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으며, 강의 기법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다.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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