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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 다시 나선 최선희···北 기습 회견 전 무슨 일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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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자정께 깜짝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이용호 외무상. [연합뉴스]

1일 자정께 깜짝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이용호 외무상. [연합뉴스]

북한 이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깜짝 기자회견을 연 것은 3월 1일 0시15분(현지시간, 한국시간 새벽 2시15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숙소 JW매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연지 10시간만이다. 북한의 맞불 기자회견 장소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묵는 멜리아호텔이었다.

이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은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의사를 베트남 외교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미국계 통신사의 하노이 특파원은 “베트남 외교부로부터 급히 연락을 받고 늦은 저녁을 먹다가 뛰어왔다”고 전했다. 이용호ㆍ최선희 외무성 듀오가 베트남의 카운터파트를 통해 외신기자들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얘기다. 베트남 외교부는 하노이 주재 외신기자들과 베트남 언론사 출입기자들에게 이 내용을 공지했고, 이후 하노이에 취재차 온 한국을 포함한 외신기자들도 소식을 듣고 멜리아 호텔에 운집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일부 언론사들 사이에선 자리다툼이 벌어지는 등 취재 경쟁이 치열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흥미로운 점은 외무성이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는 것이다. 최선희 부상은 27~28일 이어진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선 후방 지원 역할을 맡으며 공식적으로는 존재감을 자제했다. 그런 그가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 없이는 북한 체제 특성상 불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1차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실무협상 대표로 나섰던 최선희 부상은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선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에게 자리를 내줬다. 그가 뒤로 밀리며 협상에서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1일 야밤 기자회견으로 그는 건재를 과시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통일전선부라는 몸통을 중심으로 하되 국무위원회는 얼굴, 외무성은 손발로 역할 분담을 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이 세 부처의 역할 분담이 협상 진전 과정에서 잘 지켜봐야 할 포인트”라고 말했다.
 하노이=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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