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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사태로 다시 불거진 경찰 유착비리 10년 주기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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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유명 클럽 ‘버닝썬’ 압수수색을 마친 후 관련 물품을 가지고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유명 클럽 ‘버닝썬’ 압수수색을 마친 후 관련 물품을 가지고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클럽 버닝썬 논란을 계기로 유흥업소와 경찰 간의 유착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한 전직 경찰관이 ‘10년 주기설’을 언급했다.

전·현직 경찰 모임 ‘무궁화클럽’ 사무총장인 양동열 전 경사는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 클럽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강남 경찰서와 유흥업소의 유착 비리는 어떻게 보면 10년 주기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9년 룸살롱의 황제로 불렸던 ‘이경백 사건’과 관련, 당시 유착 경찰관의 승진을 비판하는 글을 내부 게시판에 남긴 뒤 파면된 것으로 알려진다.

양 전 경사는 “1999년도에 유착 비리 때문에 상당히 시끄러운 경우가 있었다. 그때도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있었다. 이후 2009년도 ‘이경백 사건’으로 18명이 파면되고 66명이 징계받는 등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과 유흥업소 간의 유착 비리가 10년마다 나타나는 건 우연의 일치냐’는 질문에 “룸살롱은 그 지역의 유흥업소 중에 영업 규모 면에서 제일 크기 때문에 10년 정도 하면 그 지역 경찰관을 매수할 수 있는 시기가 된다”고 말했다. 경찰을 매수하는 게 단숨에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돈독한 유착 관계가 형성되기까지 10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또 “특이한 점은 브로커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전부 다 전직 경찰관”이라며 “전직 경찰관 중 형사 부서나 유흥업소 단속 부서, 생활안전계 등 단속 부서에서 근무하다 보면 사장하고 깊숙한 친분이 자동으로 쌓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분이 여러 이유로 퇴직하고 뇌물을 본인이 수시로 받고 있다가 단속에 밀접한 그 지역 파출소나 생활안전계 이런 사람 주요 핵심들의 선배고 동료니까 ‘밥 한 끼 하자’ 이런 식으로 하다가 술 한잔 들어가면 금방 매수된다”고 부연했다.

양 전 경사는 이번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직접 맡기로 한 것과 관련해선 “지금 셀프 수사를 한다는 건데 항상 이런 큰 사건이 일어나면 열심히 수사하겠다 하지만 그건 형식에 불과하고 시간만 벌어주는 꼴밖에 안 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과거에도 그런 사건을 제대로 수사 안 했고, 조직 내부에 서로가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눈감아주는 식, 그런 조직 내부의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지난 23일 클럽 버닝썬의 영업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현직 경찰에 금품을 건넨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전직 경찰관 강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조사 및 확인할 사항이 많다며 영장을 반려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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