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마라톤 2시간 5분벽 깨졌다

중앙일보

입력

폴 터갓(케냐·34)이 남자 마라톤 2시간 5분 벽을 깼다.

터갓은 28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벌어진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4분55초(비공식 기록)로 우승했다.이는 할리드 하누치(미국)가 지난해 런던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5분38초 기록을 무려 43초 경신한 세계 최고기록이다.

2001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페이스메이커 벤 키모디우에게 우승을 빼앗겼던 터갓은 이번 대회에서도 페이스메이커인 새미 코리르와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으나 1초 미만의 차이로 생애 첫 마라톤 우승을 차지했다.터갓의 우승으로 그와 동갑인 이봉주도 새로운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한편 신기록 코스로 불리는 이 코스에서는 마스터즈 마라톤에서도 세계 최고 기록이 나왔다.멕시코의 안드레스 에스피노자는 2시간8분46초를 기록해 역대 최고인 2시간11분4초를 깼다.

터갓은 장거리 육상 선수 출신이다.육상 1만m에서 게브랄리시에(이디오피아)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세계 크로스컨트리에서 5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하프마라톤 공인(59분17초),비공인(59분6초) 세계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다.

비교적 늦은 나이 서른둘에 2001년 풀코스에 도전한 터갓은 데뷔 첫해 최고 권위의 런던 마라톤과 시카고 마라톤에서 모두 2위를 차지해 세계기록을 바꿀 사나이로 주목 받았다.지난해에는 런던 마라톤에서 세계기록에 불과 10초 차이 나는 2시간5분48초 기록으로 역주했다.그러나 그는 이 대회에서 할리드 하누치(미국)가 그 세계기록을 세우는 바람에 역대 2위의 기록으로 우승을 못했다.

터갓은 지난 런던 마라톤에서 4위에 그친 후 “한번도 마라톤 우승을 못한 한을 세계 기록으로 만회하겠다”며 세계선수권대회등에 출전을 포기하고 기록이 나오기 좋은 베를린 마라톤에 전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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