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나무 커가는 것 보면 즐거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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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시민들이 스스로 도심을 가꾸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나무를 기증했습니다."

광주푸른길가꾸기운동본부가 주관하는 '100만 그루 헌수(獻樹)운동'에 가족회원으로 참여해 나무를 기증한 김성수(37.사업.사진)씨는 요즘 아이들과 함께 곧잘 집 근처 광주시 남구 봉선동 대남로 옆의 푸른길을 찾는다. 푸른길에는 부인과 자녀의 이름표가 붙은 '가족 나무'가 자라고 있다. 딸 정은(11)양은 "엄마.아빠와 함께 산책하며 우리 나무가 커가는 걸 지켜본다는 게 너무 즐겁다"며 "환경 보호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배운다"고 말했다.

개인택시를 10년째 운전하고 있는 홍용도(55)씨도 푸른길에 상수리나무.때죽나무 등 세 그루를 가꾸고 있다. 홍씨는 "매연에 찌든 도시를 살려낼 수 있겠다 싶어 아내.딸과 함께 참여했다"며 "한참 피곤할 때는 일부러 들러 쉬어가곤 한다"고 말했다.

유통업체인 ㈜빅마트는 지난해 3월 푸른길 헌수운동 기금으로 1억원을 내놨다. 남광건설㈜은 2004년 4월 폐선부지 중 조선대 정문~남광주네거리 535m에 13억원을 들여 소공원을 조성해 광주시에 기부했다. 100만 그루 헌수운동에는 2004년 11월부터 지금까지 550명이 ▶개인(1만원)▶가족(10만원)▶기관.단체(50만원 이상) 회원으로 참여해 2억5000여만원이 모아졌다.

광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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