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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슈퍼 유니콘기업' 5개 키울 동안 한국은 '제로'..."인도에서 배워야"

중앙일보

입력

인도 노점상에서 전자결제 서비스 스타트업 '페이티엠' 알림판을 걸어둔 모습. [EPA=연합뉴스]

인도 노점상에서 전자결제 서비스 스타트업 '페이티엠' 알림판을 걸어둔 모습. [EPA=연합뉴스]

중국 노점상에 '알리페이'가 있다면, 인도의 푸드트럭에는 '페이티엠'이 있다. 페이티엠은 인도 스타트업 페이티엠이 개발한 간편결제 서비스로 뒷골목 슈퍼마켓의 생수 한 병도 페이티엠으로 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인도에서 확산했다.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약 11조 27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되며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직접 투자(3억 달러)한 인도의 유니콘기업이다.

페이티엠으로 선두로 인도가 전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의 요람으로 성장하는 동안 한국은 여전히 '창업 후진국'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개혁을 포함한 한국의 창업정책이 성과를 거두려면 인도의 창업 생태계 혁신 전략을 배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오는 21~22일로 예정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방한을 계기로 인도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과 인도의 대표적인 유니콘기업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유니콘 기업은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있다고 인정받은 비상장 기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기존 사업 영역에서 혁신기술로 창업해 단시간 내에 글로벌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을 가리킨다. 미국의 우버, 중국의 샤오미 등이 대표적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2019년 2월 기준 전 세계 326개 유니콘기업 중 인도 태생 기업이 13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중국·영국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숫자다. 한국의 유니콘기업은 6개로 전 세계 6위다. 유니콘기업 중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차세대 유망 유니콘기업으로 시야를 좁히면 한국과 인도의 지위가 달라진다. 인도는 차세대 유망 유니콘기업 5개를 배출해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한국 유니콘기업 중에서는 차세대 유망 유니콘기업에 꼽힌 기업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해 7월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총리실 영빈관에서 한-인도 확대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해 7월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총리실 영빈관에서 한-인도 확대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인도의 성공적인 스타트업 육성 정책 뒤에는 모디 정부의 '스타트업 인디아' 정책이 있었다. 2018년 말 기준 이 프로그램에는 14만 60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등록돼 ▲제도 단순화 및 지원 ▲투자 및 인센티브 지원 ▲산학연 강화 및 인큐베이션 등 정책 보조를 받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3년간 법인세를 면제받거나 특허등록세 80% 감면 등 혜택을 받고 있다.

특히, 지방정부 간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이 인도의 전국적 창업 생태계 선순환구조 마련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 산업정책진흥국(DIPP)은 2018년부터 주(州)별 스타트업 환경을 평가하고 순위를 매기며 주마다 더 나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의 스타트업 인디아 시행 전 불과 4개 주에서 창업을 장려하던 것과 달리, 지금은 36개 주 중 30개 지역이 스타트업 환경평가에 참여하는 등 스타트업을 키우려는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엄치성 전경련 상무는 "우리 혁신성장 정책이 인도의 '스타트업 인디아'처럼 성과를 거두려면 규제개혁 등 관련 정책이 적극 시행될 필요가 있다"며 "신남방정책의 하나로 한국과 인도 간 정보기술 분야 협력 기회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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