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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택시기사 아들 “가해자, SNS서 게임할 사람 찾더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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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가 쓰러질 당시 폐쇄회로TV(CCTV) 영상. [사진 연합뉴스 독자 제공]

택시기사가 쓰러질 당시 폐쇄회로TV(CCTV) 영상. [사진 연합뉴스 독자 제공]

30대 승객이 던진 동전을 맞은 뒤 숨진 70대 택시기사 아들이 19일 “가해자 쪽에서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숨진 택시기사 A씨(70) 아들 B씨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사건이 묻히고 조용히 넘어가는 걸 참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8일 오전 3시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승객 C씨(30)와 말다툼을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A씨 시신을 부검한 결과 A씨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에게 동전을 집어 던지고 그와 말다툼을 한 C씨는 폭행 혐의를 받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B씨는 “우연히 C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봤는데 (C씨가) 일상을 즐기면서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화가 났다”며 “(C씨가) 대기업에 SNS에 면접을 보러 다닌다고 적거나 (경찰에서) 풀려나자마자 게임을 같이할 사람을 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확인한 바에 따르면 (C씨가) 지난해 12월 12일 ‘배그(배틀그라운드) 할 사람’이라는 글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B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C씨는 A씨 사망 나흘째에 이런 글을 올린 셈이다.

B씨는 또 “‘목적지가 어디냐’는 질문에 C씨가 대답을 제대로 안 해 아버지가 툴툴거리니 시비가 붙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며 “그후 욕설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목적지에 도착한 C씨가 본인 자동차에서 동전 4200원을 가져와 A씨에게 던졌다는 게 B씨 주장이다.

B씨는 “아버지가 쓰러진 후 C씨가 목도리를 두르는 등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하며 “가만히 멀뚱멀뚱 있던 상황도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앞서 B씨는 C씨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18일 인천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

B씨는 탄원서에서 “평소 건강하던 아버지는 C씨의 파렴치한 횡포로 충격을 받아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돌아가셨다”며 “하지만 C씨는 사과조차 하지 않고 단순 폭행으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C씨에게 폭행치사 혐의가 아니라 폭행 혐의를 적용한 데 대해선 “사람을 물리적으로 폭행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것만 폭행치사가 아니다”라며 “70대 노인이 아들뻘도 안 되는 어린 사람에게 온갖 욕설을 듣고 충격으로 사망했다면 이 행위 역시 폭행치사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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