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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도박 혐의’ 슈, 집행유예…“점점 변해가는 내 모습 끔찍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E.S. 출신 방송인 슈(본명 유수영)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S.E.S. 출신 방송인 슈(본명 유수영)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수억원대 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룹 S.E.S 출신 슈(유수영‧38)가 법정 구속을 면했다. 재판 내내 두손을 모으고 판결을 듣던 슈는 선고 후 울먹이는 목소리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18일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11단독 양철한 부장판사는 상습도박 혐의를 받는 슈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슈는 2016년 8월부터 2018년 5월 사이 마카오 등 해외에서 26차례에 걸쳐 총 7억9000만원 규모의 상습도박을 한 혐의를 받았다.

“죄책 가볍지 않지만…잘못 반성하는 점 참작”

양 부장판사는 “1년 9개월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8억원 가까운 도박자금을 이용해 해외 카지노 영업장에서 상습적 도박을 했다”며 “범행 기간이 길고 횟수도 많으며 자금에 비춰 도박 행위 규모도 크다”고 봤다. 이어 “유명 연예인으로 활동하면서도 도박 행위에 몰입해 갈수록 도박 횟수도 잦아지고 큰 비용을 사용했으며, 스스로에게 부담이 될 정도의 범행을 계속해 비난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도박이 개인적인 일탈 행위기는 하지만 사회의 건전한 근로 풍속을 해친다”며 “이는 일반 대중이나 청소년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쳐 피고인의 죄책은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양 부장판사는 ▶지금까지 처벌받은 전력이 한 차례도 없는 점 ▶이전에 도박 행위로 처벌받거나 물의를 일으키지 않은 점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스스로 평판을 저해하는 불이익을 갖게 된 점을 참작해 슈에게 집행 유예를 선고했다.

한편 도박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도 슈에게 돈을 빌려준 혐의(도박 방조)로 기소된 윤모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내렸다. 또 슈가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외환 투기를 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기소된 업자 2명에게는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S.E.S. 출신 방송인 슈(본명 유수영)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 후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S.E.S. 출신 방송인 슈(본명 유수영)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 후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호기심으로 시작한 도박, 점점 변해가는 모습 끔찍해”

슈는 선고 이후 “너무 죄송하다”며 “제 아이들에게도 너무 미안하고, 창피하다. 저를 사랑해주시는 팬분들과 옆에 계신 여러분들에게도 너무 죄송하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그는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점점 변해가는 제 모습에 너무 끔찍하고 화가 나고 창피했다”며 “스스로 빠져나올 수가 없었는데 재판장님이 내려주신 벌과 사회의 질타를 통해 이 늪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 어떻게 보면 감사…”라고 말하다 끝을 흐린 뒤 이내 “죄송하다. 앞으로도 잊지 않고 잘 살겠다”고 다짐했다.

슈는 또 “한 번 실수가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 것에 대해 크게 반성하고 있고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 주신 벌을 받는 게 마땅한 것 같다. 충실히 시행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던 슈는 지난 7일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하자 “깊이 반성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반성하겠다”며 “주실 벌, 의미 있게 받겠다”고 말했다.

도박 혐의 물의 빚은 연예인, 대부분 집행유예 

앞서 도박 혐의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 대부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가수 탁재훈과 토니안, 방송인 이수근은 영국 프로축구(EPL) 등 승부 결과를 맞히는 거액의 불법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돼 2013년 모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방송인 김용만도 불법 스포츠도박에 13억원을 베팅한 혐의로 2013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의 판결을 받았다.

도박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대표적 연예인은 신정환이다. 신정환은 2003년 7월, 2005년 12월 상습도박을 한 혐의로 각각 벌금 500만원,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또다시 필리핀 세부에서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를 받아 2011년 귀국 후 체포됐다. 징역 8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그해 12월 특사로 가석방됐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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