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더블-트리플-쿼드러플...조던 스피스 사이클 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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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스피스. [AFP=연합뉴스]

조던 스피스. [AFP=연합뉴스]

골프의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26)가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 골프장에서 벌어진 PGA 투어 제네시스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10오버파 81타를 기록했다. 스피스의 데뷔 후 가장 나쁜 스코어다. 3라운드까지 9언더파 공동 4위로 우승권에 있었던 그는 합계 1오버파 공동 51위로 추락했다.

제네시스오픈 한 라운드에 10오버파 #선두권 나갔다 무너지는 패턴 생겨

스피스는 2번 홀에서 섕크를 내 더블보기를 했다. 5번 홀에서는 티샷 슬라이스가 심하게 나 4번 만에 그린에 올라가 3퍼트를 해 트리플보기를 했다. 첫 퍼트 거리가 1.2m로 짧은 것이어서 충격이 적지 않았다.

10번 홀은 302야드의 짧은 파 4홀이다. 스피스의 첫 티샷이 그린 앞쪽 벙커에 빠졌다. 벙커샷은 그린에 서지 않고 계속 굴러 반대쪽 벙커로 들어갔다. 여기까지 대형사고는 아니었다. 핀까지는 약 8m이고 여기서 그린에 올려 파 혹은 보기로 막으면 됐다.

그러나 이 벙커에서 나오는데 4타가 필요했다. 결국 6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2퍼트로 8타가 나왔다. 쿼드러플 보기 즉, 양파다.

조던 스피스가 쿼드러플 보기를 한 10번 홀 벙커에서 공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던 스피스가 쿼드러플 보기를 한 10번 홀 벙커에서 공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로 선수들은 절대 더블보기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프로 선수도 더블보기를 종종 한다. 그러나 더블보기와 트리플보기, 쿼드러플 보기까지 동시에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피스는 보기도 2개를 범해 한 라운드에서 보기-더블 보기-트리플 보기-쿼트러플 보기를 모두 했다. 미국에서는 사이클 보기라 부른다.

스피스는 2015년 첫 2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고 3번째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에서 우승을 다투면서 그랜드슬램을 노리기도 했다. 타이거 우즈 이후 최고의 스타가 될 선수로 꼽혔다.

그러나 2016년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선두를 달리다 파 3홀에서 두 차례 공을 물에 빠뜨리며 쿼드러플 보기로 상승세가 꺾였다. 스피스는 2017년 퍼트 슬럼프에 빠졌고 지난해에는 플레이오프 최종전에도 가지 못했다. 퍼트를 가장 잘 하는 선수로 꼽혔던 그는 지난 해 퍼트 능력이 최하위권이었다.

스피스는 올 시즌에는 퍼트를 어느 정도 개선했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목요일에 잘 하고 일요일에 무너지는 패턴이다.

1월 끝난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그는 첫날 7언더파 65타로 선두권에 나서더니 나머지 3개 라운드는 모두 이븐파에 그쳤다. 35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주 열린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스피스는 1라운드 66타를 치면서 선두권에 올랐다. 2라운드에서도 68타를 쳤다. 3라운드 중반까지 11언더파로 선두권에서 경쟁했다. 그러나 이후 더블보기와 트리플 보기로 확 무너졌다. 3라운드 74, 4라운드 75타로 공동 45위로 대회를 마쳤다.

스피스는 이번 대회에서 첫날 7언더파 64타를 기록해 선두와 한 타 차 2위였다. 2, 3라운드 똑같이 1언더파로 어느 정도 버텼는데 최종라운드에 10오버파로 무너졌다. 스피스는 최근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이런 양상이 나왔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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