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경제 선생님] 자연스런 경제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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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어른들은 아이들의 경제교육을 하나의 과외학습 교과목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교과과정을 짜듯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중요합니다만, 우리가 경제교육을 교과과정식 교육으로만 여기게 되면 정작 아이들에게 돈에 대해, 또 올바른 경제관에 대해 가르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무심히 잃어버리게 됩니다.

아이들이 경제나 주식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게 여기면서도, 돈에 대해 사소한 관심을 갖는 것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숲만 보고 나무는 보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소하지만 돈에 대한 올바른 관심은 아이가 자라서 건강한 경제인이 되는 밑거름이 됩니다. 얼마 전 초등학생인 아이가 "엄마가 죽으면 엄마 통장의 돈은 어떻게 해?'라고 물어와 상당히 기분이 언짢았다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가 벌써 유산에 관심을 갖는 것인가 하는 생각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아이의 궁금증은 유산이 아니라 돈에 대한 소유와 은행거래에 있었을 것입니다. 아이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통장에 대해 알고 있고, 통장에서 어떻게 돈을 찾는지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 부모님의 경제생활을 설명해주는 것도 자연스러운 경제공부가 될 수 있습니다. 왜 어떤 경우엔 돈을 쓰고, 어떤 물건은 구입하지 않는지 등등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부모님이 아이만큼 컴퓨터 실력을 갖추기는 어렵지만 부모님의 경제적 역할과 태도는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왜냐하면 부모와 자녀는 '가족'이란 같은 경제단위 속에 있고, 부모는 자녀에게 가장 가까이에 있는 교육적 역할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엄마.아빠의 경제적 경험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됩니다.

김정훈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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