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예산 3년째 70% 남아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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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성폭력 피해자에게 의료비로 지원돼야 할 예산이 해마다 70% 정도 남아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26일 여성부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성폭력 피해자는 4만8천여명으로, 2년 전보다 2만명이나 증가했으나 여성부의 피해자 지원 예산은 3년 연속 70%가량 전혀 사용조차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예산 3억5천2백여만원 중에서 실제로 쓰인 액수는 8천여만원으로 집행비율은 23%에 불과했다. 수혜자도 8백6명에 그쳤다.

여성부는 "의료비 지원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신분 노출을 우려해 자비로 해결하는 일이 많아 예산이 남았다"며 "하지만 돈을 지원하는 사안이라 신분 확인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李의원은 "이렇게 성폭력 피해자임을 숨기는 분위기가 성폭력 사범에 대한 검거도 어렵게 만든다"며 "성폭력 피해를 당당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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