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사고로 빛 바랜 74년 추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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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가 남기고 간 상처로 올 추석은 다소 우울하게 마무리가 되었는데요, 지난 74년 추석을 이틀앞둔 오늘(9.28)도 안타까운 사고소식이 찾아왔습니다.

이날밤 서울 용산역에는 고향을 찾는 승객들에 휴가장병들 까지 뒤섞여 일대 혼잡을 비졌다. 사고는 삼량진으로 떠나는 163완행열차가 도착하면서 기차를 타러 플랫폼으로 내려가던 계단에서 발생했다.

지금 세대에는 상상도 힘들겠지만 당시 완행열차는 좌석제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인 것이다. 때문에 너도 나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승객들은 뛰기 시작했고 결국 압사사고로 이어져 40여명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었다.

추석은 빨갛게 익어가는 감나무와 풍성한 오곡백과로 만든 푸짐한 음식…그리고 일가친지들간의 정다운 웃음으로만 기억되는 명절이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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