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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시상 무대에 우뚝 선 BTS “다시 꼭 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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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화이트 그래미’가 변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61회 그래미 시상식은 성별·인종·장르 등 다양성이 두드러졌다.

흑인 래퍼 감비노 4관왕 영예 #미셸 오바마도 참석 열기 돋워

래퍼 차일디쉬 감비노. [AP=연합뉴스]

래퍼 차일디쉬 감비노. [AP=연합뉴스]

본상 수상자부터 파격의 연속이었다.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시상식에 불참한 래퍼 차일디쉬 감비노(36)가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등 4관왕이 됐다. 그의 ‘디스 이즈 아메리카’는 총기 소유와 흑인 인권 문제를 다룬 곡으로, 랩음악이  ‘올해의 노래’ 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각각 7개,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켄드릭 라마와 제이지가 본상 수상에 실패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2011년 데뷔 이후 지난해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첫 정상을 차지한 감비노는 할리우드에서는 본명 도널드 글로버로 이미 유명하다. 2006년 드라마 ‘30락’ 작가로 데뷔, 기획·연출·연기를 겸한 ‘애틀랜타’로 2017년 골든글로브 작품상·남우주연상을 동시에 받았다. 이 드라마로 흑인 최초로 에미상 감독상을 받은 데 이어 그래미에서도 또 한 번 역사를 만든 셈이다.

여성 뮤지션의 선전도 돋보였다.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31)은 ‘골든아워’로 컨트리 부문을 휩쓸고 ‘올해의 앨범’까지 4관왕에 올랐다. 코소보 출신 영국 가수 두아 리파(24)는 격전지로 꼽힌 ‘올해의 신인상’을 받고 “여러분도 나만의 이야기가 있다면 출신과 배경에 상관없이 할 수 있길 바란다. 모든 사람의 꿈은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식은 흑인 여성 최초로 진행을 맡은 얼리샤 키스를 필두로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는 깜짝 등장해 “모타운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모든 음악 덕분에 제가 하고 싶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었다”며 “음악은 우리가 아픔을 극복하거나 희망과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고 밝혔다. 함께 무대에 오른 레이디 가가는 “사람들이 제 노래나 외모가 이상하다고 했지만 음악은 제게 그런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말라고 말해줬다.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고 고백했다.

방탄소년단은 제61회 그래미 시상식에 베스트 R&B 앨범 부문 시상자로 나섰다. [로이터=연합뉴스]

방탄소년단은 제61회 그래미 시상식에 베스트 R&B 앨범 부문 시상자로 나섰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로 두 차례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은 ‘베스트 R&B 앨범’ 시상자로 나서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무대에 올랐다. 리더 RM은 “한국에서 자라면서 그래미 무대에 서는 것을 꿈꿔왔다. 그 꿈을 이루게 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다시 돌아오겠다”며 수상자로 싱어송라이터 H.E.R.를 호명했다. 허스키폭스가 디자인한 ‘전 티어’ 앨범으로 후보에 오른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다음에는 수상자 혹은 공연자로 무대에 서겠다는 다짐을 보여준 것이다.

그래미 시상식에 앞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래미 시상식에 앞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이어 미국 3대 시상식에 모두 초청된 방탄소년단은 시상식 전 레드카펫에서 “곧 새 앨범이 나올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앞서 9일 그래미 아티스트 쇼케이스에는 블랙핑크가 미국 데뷔 무대를 가져 관심을 모았다.

모타운레코드 60주년 기념 다이애나 로스·스모키 로빈슨 등의 공연, 라틴팝 열풍을 이끈 카밀라 카베요와 리키 마틴의 합동 무대, 컨트리 가수 최초로 ‘올해의 인물’이 된 돌리 파튼 헌정 무대도 열렸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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